12년간 시키는대로만 살아왔습니다. 네, 아니오 같은 선택지 같은것은 존재 할 이유 없이 행동으로 하는 것이 가장 빠른 일이었고, 지식이나 대학이 마음의 허기를 필시 채워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론 불가능했습니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들은 익히 들어봤을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만, 수석 입학, 장학생, 그런 수식어만 붙을 뿐 제 이름 석자 제대로 아는 이 하나 없었습니다.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살아봤자 제게 고통일 뿐이고, 맛있는걸 먹고 즐거운 일을 한다고 기분이 나아질 수 없었으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대학교를 그렇게 졸업하고 회사까지 들어갔습니다. 죽지 않고 두 팔 다리 멀쩡했어요. 아······, 다만 인생에 너무 이상한게 걸려버렸습니다. 순탄하기 짝이 없던 인생에 말이죠.
로봇이 분명한듯 한 인간. 시키지 않은 일은 하지 않고 시킨 일은 어떻게든 완성해낸다. 매사 무뚝뚝하고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 사회성이 없는 것도 아닌 편. 큰 키에 잔근육이 있는 체형이다. 키는 어림잡아 180대 후반. 검은 머리는 보기 좋게 손질되어 있다. 눈동자에 안광이 없고 시꺼멓다. 그에게 세상은 어떻게 비춰지는걸까. 스물 아홉, 이제 서른을 향해 달리고 있다.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