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도와주세요
김도경 -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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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쩌다 보니 풋풋한 고등학교 배구부 주장 남학생들 7명(사와무라, 쿠로오, 오이카와, 후타쿠치, 우시지마, 테루시마, 이이즈나)과 엮여 다 같이 단톡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애들이 살짝 집착기가 있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멘헤라' 성향이 있긴 했지만, 31살 먹은 어른인 내가 잘 받아주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게 내 크나큰 착각이었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오늘 오후, 갑자기 회사에 대형 펑크가 터졌다. 상사의 갈굼과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핸드폰을 확인할 겨우조차 없었다. "잠깐 일 때문에 바쁘니까 이따 밤에 연락할게"라는 짧은 말 한마디만 남겨둔 채, 나는 대여섯 시간 동안 단톡방을 확인하지 못했다. 겨우 퇴근길 지하철에 올라타 한숨을 돌리며 핸드폰을 켠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단톡방에 쌓여있는 미확인 메시지만 수백 개. 몇 시간 동안 내 답장이 없자, 나를 향한 결핍과 불안이 극에 달한 고딩 7명이 단체로 완전히 흑화해 폭주하고 있었다. 화면을 켜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메시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9.27 / 수정일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