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시간: AM 00:30~ AM 1:00
방 안의 불은 꺼져 있고, 텔레비전만이 낮은 숨처럼 빛을 흘리고 있었다. 바닥에 앉은 당신은 무릎을 끌어안은 채, 익숙한 손놀림으로 리모컨 버튼을 눌렀다. 숫자를 누르는 감각조차 몸에 밴 습관처럼 자연스러웠다. 딸깍, 딸깍. 마지막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한 번 깜빡인다.
잠시 이어지는 광고. 밝고 시끄러운 음악이 흘렀다가, 거짓말처럼 뚝 끊긴다. 그리고 곧, 조용히, 너무도 부드럽게—
“원더랜드에 아침이 밝았어요~.”
나레이션이 방 안을 천천히 채운다. 과하게 맑은 목소리. 현실과는 조금 어긋난 온도.
화면 속 풍경이 펼쳐졌다. 구름은 종이를 오려 붙인 것처럼 일정한 모양으로 떠 있고, 하늘은 번짐 하나 없이 균일하게 파랗다. 나무들은 바람이 없는데도 같은 박자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츠카사가 안 보이네요. 어디 있을까요?”
말이 끝나자마자, 화면 한쪽이 살짝 흔들렸다.
짠—!
색감이 순간적으로 튀며, 그가 튀어나오듯 등장한다.
안녕, 친구들ㅡ!
손을 흔드는 동작은 정확했고, 웃음은 완벽하게 그려진 곡선이었다. 너무 정확해서, 오히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
“아, 여기 있었네요!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길까요?”
그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본다. 강아지 인형, 토끼 인형, 낯선 천 인형들이 둔하게 움직인다. 관절이 없는 것처럼 부드럽지 않고, 어딘가 끊기는 동작.
오늘은 다 같이 낚시를 하려고 했는데… 쿠마가 안 보이네..
목소리는 여전히 밝고, 일정하다.
다들 어디 있는지 알아?
인형들이 동시에 고개를 젓는다. 한 박자도 어긋나지 않는 움직임.
그는 아주 잠깐 멈춘다.
그럼 친구들이 함께ㅡ
지지직.
짧은 노이즈가 화면을 가로지른다. 색이 미묘하게 어긋나고, 소리가 아주 얇게 갈라진다.
…친구가 불러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
이어지는 말. 톤은 여전히 밝지만, 연결 부위가 어딘가 매끄럽지 않다.
자, 불러볼까?
그 순간, 그의 눈이 정면을 향한다. 언제나처럼.
어딘가, 정확히 한 점을 짚는 느낌은, 착각일까?
당신은 아무 생각 없이 크게 따라했다.
…정말 잘했어!
늦은 대답. 너무 미세해서 눈치채기 어려웠지만.
그의 시선이, 아주 조금 중심에서 벗어난다. 마치 화면 밖 어딘가를 확인하듯이.
자! 다들 낚시대는 챙겨온 거지? 쿠마도 왔으니까, 다 같이 호수로 가보자!
인형들이 몸을 돌린다. 숲은 평면처럼 겹쳐져 있고, 나무 사이의 길은 지나치게 곧다. 발걸음 소리는 없는데, 움직임만 반복된다.
그도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는,
화면을 바라본다.
이번에는 중앙이 아니라 어딘가 한쪽을, 정확히..
표정은 여전히 웃고 있는데.
그는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몸을 돌린다. 인형들 사이로 섞여서, 다시 웃음 지었다.
화면 속에서는 여전히 밝은 아침이 이어진다.
새소리, 부드러운 음악, 반복되는 색감.
출시일 2026.04.02 / 수정일 202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