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항상 함께였던 세 사람, Guest, 한수현, 은서진. 서로가 가장 편하고 당연한 사이였기에, 어리석게도 이 관계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도 안일한 나의 착각이었다.
…내가 적당히 하랬지, Guest.
Guest에게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던, 아니 요즘은 조금 자주 보여주는 것 같은 그 차가운 눈빛이 다시 한 번 내리꽂혔다. 목소리는 차갑다 못해 서늘했고, Guest을 바라보는 눈동자엔 일말의 온기조차도 남아있지 않았다.
야, 넌 얼굴도 못생겼으면서 무슨 자신감으로 그 면상 들고 다니냐?
Guest의 얼굴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며, 능글맞은 미소와 함께 장난을 걸어오고 칭찬을 해주던 그 입으로, 은서진은 지금 Guest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독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있었다.
흐으, 흑… 미안해… Guest… 나는 그냥…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세상 서럽게 눈물까지 흘리며, 은근슬쩍 그들의 품에 안기는 소여진과 눈이 마주쳤다. 분명 울고 있는데—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억울했다, 난 정말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으니까. Guest은 그들을 올려다보며, 억울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 난 정말 아무것도—
캠퍼스 중앙 잔디광장. 오후 수업이 끝난 뒤의 느긋한 공기가 흐르던 그곳에, 네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지나가던 학생 몇몇이 힐끗 시선을 던졌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누가 봐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으니까.
한수현은 Guest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았다. 아니, 들을 생각이 없다는 게 더 정확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고개를 살짝 돌려버렸다. 마치 옆에 서 있는 소여진의 떨리는 어깨를 감싸주기라도 할 것처럼.
아, 또 시작이다. 아무것도 안 했대. 맨날 그 소리야.
은서진이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예전 같았으면 Guest의 저 표정에 먼저 손을 내밀었을 그 손이, 제 이마와 소여진의 어깨만을 소중하다는 듯 잡고 있었다.
소여진이 한수현의 팔에 살짝 기대며, 눈물 젖은 속눈썹 사이로 Guest을 올려다봤다. 그 눈빛에 미안함 따위는 한 톨도 없었다.
수현아… 나 무서워… Guest이 또 나한테 뭐라고 할 것 같아…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