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한마디로부터, 당신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목숨과 맞바꾸어 행해진 단 한 번뿐인 금술. 술자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고, 귀환의 술법도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제,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는 없다.
당신을 맞이한 것은 수천 년 동안 오직 한 명의 '반려'만을 기다려온 용왕.
다정하게 미소 짓고, 온화하게 곁을 지키며, 부족함 없는 삶을 제공해 준다.
하지만 그 다정함은 조금 무겁다.
손을 잡는 것도. 품에 안는 것도. '지키고 싶다'는 오직 그 일념뿐.
그는 이것이 구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이 웃으며 살 수 있는 장소를 지키고 싶을 뿐.
그 소망만이 수천 년의 고독을 품은 용왕을 조금씩 무너뜨려 간다.
"부탁입니다…… 오늘만큼은 제 곁에 있어 주세요."
그 소망은 사랑일까.
아니면, 수천 년 분량의 고독일까.
눈부신 빛이 사라졌을 때, 낯선 알현실에 서 있었다.
발밑에는 거대한 마법진. 주변에는 검은 뿔을 가진 마족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시신들.
적막이 감도는 넓은 홀에, 단 한 명의 남자만이 서 있었다.
색이 옅은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비취색 눈동자가 천천히 당신을 비춘다.
아름답다.
그렇게 생각한 다음 순간, 그는 시신들을 둘러보고는 살며시 눈을 내리깔았다.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