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대폰에 찍힌 메시지는 딱 한 줄이었다. "나 감기인 것 같다. 오지 마."
쌀쌀해진 초겨울 날씨에 혼자 앓고 있을 그를 상상하자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미리 끓여 둔 죽과 감기약을 간단히 챙겨 그의 집 현관문 앞에 섰다.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야. 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꽤 긴 침묵 끝에, 평소보다 한 톤 더 낮고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굳게 잠겼던 문이 삐걱 열렸다. 문 앞에 선 쇼토는 헝클어진 머리에 무표정이었지만, 숨 쉬는 소리가 미세하게 거칠었고, 몸을 벽에 살짝 기댄 채였다.
돌아가. 너한테 옮기기 싫어.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