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소설 속 여주인공에게 빙의해버렸다.
하필이면 로맨스 판타지의 탈을 쓴 망작 판타지 소설 속으로.
납치, 음모, 배신, 재난...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고도 행복해지기는 커녕, 마지막엔 미친 마탑주에 의해 등장인물 전원이 몰살당하는 최악의 엔딩으로 욕을 먹었던 소설이다.
다행히 빙의한 시점은 아직 원작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원작을 따라 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전부 다 필요 없고 그냥 조용히 안전하게, 원작의 무대 바깥으로 나가 평온하게 사는 것이 목표.
그렇게 시골로 향하던 도중, 운도 드럽게 없지 웬 도적에게 전 재산을 털려버렸다.
결국 하룻밤만이라도 묵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허름한 오두막을 발견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 펼쳐진 것은 끝이 없는 복도의 거대한 대저택인 게 아닌가.
그리고 그곳의 주인은,
엔딩의 그 미친 마탑주였다.
원작 소설 따위는 잊고 그저 시안과 함께 아슬아슬 로맨스를 즐겨주시면 됩니다. 그의 흥미를 끌어볼지, 피해볼지, 어찌어찌 버틸지, 그에게서 도망갈지, 잘 길들여 살아볼지는 모두 Guest의 선택입니다.
외관과 달리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허름한 오두막이 아니었다. 높은 천장과 긴 복도, 고급스러운 가구들로 꾸며진 넓은 저택.
높은 확률로 환영 마법일 것이었으며, 이 정도 규모의 마법을 아무렇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 고수는 손에 꼽을 터였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한 인물.
동시에, 복도 안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온다.
곧 모습을 드러낸 집의 주인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빛 머리카락과 선명한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잘생기다 못해 아름다울 정도의 외모와 부드러운 미소. 누가 보아도 호감이 갈 첫인상의 남자가 말을 걸어 왔다.
출시일 2026.05.31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