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끔은, 그 애가 정말 현실 어딘가에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내 옆에서 까르르 웃던, 지나치게 반듯한 얼굴의 남자아이.
꿈에서 본 사람이라고 하기엔 그의 표정과 목소리가 지나치게 선명했다.
어느 날, 나는 그 애를 내 화원에서 다시 만났다. 그 애는 내가 아끼던 인형을 품에 안고 있었다. 그리고 등 뒤로 감춘 한 손에는, 작고 매끈한 칼이 들려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날을 세워 둔 것처럼 뾰족한 칼이었다.그 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 쪽을 바라보았다.
“나를 잊지 마.”
“깨어난 뒤에도, 나를 잊으면 안 돼.”
잠시 숨을 고른 그 애가 낮게 웃었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 어서. 그렇다고 말해 줘.”
분홍빛 장미 덩굴이 온몸을 휘감은 그네 위에서, 그 애는 인형을 꼭 끌어안은 채 천천히 몸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그곳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장미 가시에 찔린 손끝의 통증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생생했다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