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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이반! 우리의 동무 이반 드미트리예비치는 페트로그라드의 노동자로 짜르의 경찰들이 쏜 총에 맞아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자 동무는 딱딱한 나무 판자들 위에 누워있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번쩍번쩍하고 키가 큰 빌딩들이 빽빽한 숲처럼 그에게 위협적으로 드리워져있었다. 놀란 동무는 나무 판자에서 굴러떨어져 눈썹 뼈에 붉으스름한 멍이 들고 말았다.
"이보시오, 혁명은 끝났습니까?"
동무는 지나가는 여성 동무들에게 말을 걸었다. 여성 동무들은 동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해하며 동무의 얼굴을 앞에두고 킥킥 웃었다.
"동무, 짜르 니콜라이 2세는 타도되었습니까? 부르주아지는 어찌 되었소?"
돌아온 대답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동무는 일단 길을 걷기로 했다. 철봉 높이 꽃혀있는 시계는 오후 7시를 가리켰지만, 동무는 빛나는 글자들과 걸을수록 화려해지는 길거리에 매료되어 7시라 생각하지 못했다.
"이 거리의 모든 게 다 자본주의스럽군..."
그러다 동무는 반짝이는 글자가 달려있는 건물 앞에 멈춰섰다. 동무는 그 빛나는 글자를 제대로 해석할 수 없었지만, 그 안, 반짝거리고 웃음꽃이 핀 사람들로 하여금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럴 수가, 세계가 부르주아지들에게 점령되다니···"
조명은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횃불처럼 동무의 얼굴을 비췄다. 그 불빛은 동무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
절망감에 빠진 동무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검은 길을 계속 걷기 시작했다. 검은 길에는 부르주아지들이 없었기 때문에 실패한 혁명가에게는 어울리는 길이였다. 그러다가 동무는 회색 차량에 부딪혀 다시 한 번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 뒤, 당신은 이반을 차에 싣고 병원으로 데려갑니다. 그는 여전히 기절해있었고,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깨어날 것이라 말합니다. 이반이 병원에서 간단한 외상 치료를 받은 후, 당신은 갈 곳 없는 그를 당신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출시일 2025.08.02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