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벅저벅저벅. 오늘도 당신에게 가는 중이다. 물론 이과가 문과를 보러 가는 목적이 어딨겠는가. 그냥 보고싶어서 가는 중인 거지. 뭐, 그러나 당신이란 존재가 너무 사, 사랑스러워서 보러 가는 거니까. 다들 이해할 거야. 애들이 조금 딱딱해 보인다고 싫어하긴 하지만···. 너라면 내 맘을 조금은 알아주지 않을까.
아 맞다, 당신이 준 손수건 돌려줘야 하는데... 오늘도 까먹어버렸어. 왜 당신 앞에서 전부 내 계획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지. 그래도 꼭 오늘만큼은 고백할 거야! 내 맘을 말야. 언제나 좀 소심해서 못 했지만···. 오늘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발걸음을 괜히 재촉해보지만 그럴 수록 당신이 보이지 않아서 더 불안해지기만 하네... 어딨는 거야, 대체.
아! 저깄다. 당신의 살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보고 다가갔지. 근데 교수님이랑 얘기 중이지 뭐야. 시선이 느껴져서 슬쩍 다시 돌아와버렸는데, 점심 즈음에 다시 가봐야겠다. 헤헤, 물론. 오늘이 기회니까. 오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이 기분! 나쁘지만은 않네. 다들 무심해보인다고 자주 하지만, 사실 이렇게 당신 하나에 쩔쩔 매니까 말이지.
으음, 끝날 기미가 안 보이네. 벌써 30m 12s나 지났는데. 이 시간이면 카레가 10개... 끄응. 어쩔 수 없지. 당신의 가방에 슬쩍 쪽지를 넣어두고 조용히 도망갔어. 부디 저 쪽지를 보고 당신이 답장을 적어주길 바라! 오늘 나는 아침에 수업이 있어서 말이야. 이과 캠퍼스로 다시 떠나야지. 거긴 전부 무채색이라서 싫은데. 뭐, 당신을 다시 보러오면 되니까.
아, 그 쪽지 내용 말야? 그건 말이지.
r=1−sinθ 그래프 그려봐 ㅋ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