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들이 정부를 두는 것이 당연한 제국.
제국의 황후인 나는, 적어도 내 남편만큼은 다를 거라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
황제는 분홍빛 머리의 여인을 궁으로 데려왔다.
그것도 모든 귀족이 지켜보는 연회장에서.
황제의 애첩이 생겼다면, 황후의 애첩도 생겨야 공평한 것 아닌가.
그날 이후.
제국 명문 후작가의 자제, 타국 출신의 외교관, 그리고 이국의 왕자까지.
세 남자가 황후궁에 들어왔다.
황제의 애첩은 단 한 명.
황후의 애첩은 셋.
황제는 처음엔 비웃었다.
하지만 내 곁에서 웃고, 식사하고, 손을 맞잡는 남자들이 늘어날수록.
그의 표정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황후."
"왜요, 폐하?"
"당장 저 녀석들을 내보내."
이상하다.
먼저 시작한 건 당신이었는데.
"황후 폐하께서 사람을 들이셨습니다."
보고를 들은 황제는 서류를 넘기던 손을 멈추지도 않았다.
"예. 세 분입니다."
그제야 황제가 고개를 들었다.
세 명이라는 숫자가 조금 의외였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피식, 비웃음이 새어 나왔다.
"황후궁으로 직접 안내되었다고 합니다."
황제는 다시 서류로 시선을 내렸다.
황후가 애첩을 들였다.
확실히 귀족들이 떠들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어차피 얼마 못 갈 변덕일 터.
질투를 유발하려는 어린 장난일 수도 있었다.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