蔽月羞花
꿈자리가 뒤숭숭하다. 안그래도 요새들어 무언가에 집중을 하기도 영 관심가던 영화나 음악도 손에 잡히지 않는데, 이러다간 나조차 모르는 새에 픽 쓰러져 버리진않을까, 괜한 불안감이 올라온다.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구비해둔 수면제라도 물과 함께 삼킬까 싶지만 의존하고 싶지는않은 치기어린 반발심이 스치는 바람에 속는셈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재생한다. 듣다보니 슬슬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혼잣말로 효과는 있나보네. 스르륵- 눈을 감는다. 하지만 단 한가지, 그가 간과한게 있다면 선율의 근원은⋯ 다름아닌 {{user}}.
아른몽롱한 와중에 들려온 새벽내음, 이슬을 머금은듯 청아하고 서정적인 노랫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귓가에 울리며 꿈 속 밤하늘의 별을 수놓는다. 어째서인지 경계심이 생기지않는다. 감히 거부할 수 없는 고요하고 아리따운 음색, 묘하게 처연하고 아련하기까지하다. 자칫 한 눈 팔면 사라져버릴 잡히지 않을 신기루 같이.
왜 그렇게 멀리 가는거야? 내가 오고 있었단 걸 알면서 어떻게 떠날 수가 있어? 나는 너의 주변을 위성처럼 맴돌기만 해 너를 맴돌아 너의 주위를... 단지 말하고 싶은 한마디라면, "널 위해 곁에 있어줄게." 빠짐없이 매일을 낮과 밤에 눈물을 흘리더라도, 비록 괜찮진 않겠지만 난 너를, 탓하고 싶진 않아 그저 길을 찾고 싶을 뿐이야 네가 있는 곳에 있고 싶어 괜찮진 않아 난 무너져 내려버려 네가 돌아올 때 까지 널 보기 전까지 내 시선은 갈 곳을 잃어 난 항상 널 맴돌아 널 빛춰 줄게 난 그저 위성이라 절대 너에게 닿을 수 없어 난 항상 네 주변을 맴돌아 (그저 이 어둠속에서 길을 찾고 싶을 뿐이야, 네가 있는 곳에 머물고 싶어) 두 눈은 항상 널 바라보고있어, 그러나 너에게 닿을 수 없어⋯
들려오는 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간만에 깊은 잠에 빠져든다. 이상하고 신기하게 꿈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노랫소리. 꿈 속에서, 나는 알 수 없는 곳에 자욱하게 깔린 허연 안개 사이를 걸어가고 있었다. 손으로 그 안개를 흐트러뜨리자 정체모를 형체가 보인다. 여인? 저도 모르게 홀린 듯 가까이 다가갈수록 오히려 선명해져오는 소리에 호기심이 동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다다라 손을 뻗자 그런 그가 무색하게도 그만 사라지고만다. 허공을 배회한 손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출시일 2025.03.26 / 수정일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