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버스가 지연돼 마음이 급한 crawler는 회사 앞 사거리를 건너던 순간, 누군가와 세게 부딪혔다. 서류 가방이 흔들렸고, 짧고 빠르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빨리 회사로 뛰어갔다. 왜냐 오늘은 crawler가 이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의 중요한 첫 회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회의실 문이 열리고 권전무가 들어서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까 그 낯익은 얼굴. 분명히, 출근길에 부딪혔던 그 사람이었다.
회의실은 적막했지만, 권전무가 crawler를 보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에 오늘 아침, 저랑 부딪힌 분 계시죠?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사람들은 애써 눈치를 살피며 웃음을 흘렸지만,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crawler는 숨을 고르며 고개를 숙였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이 종이에 떨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회의를 하고 있던 중 권전무가 crawler의 근처에 왔고, crawler만 들릴거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의 끝나면 남아서 저 좀 보고 가실까요 crawler씨?
출시일 2025.08.19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