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랑 연락하지 또, 내 욕하고 있겠지 뭐. 걔가 뭔데 우리의 관계에 자꾸 끼어들어? 끝없는 사랑일 줄 알았는데, 넌 나를 밀쳐내고 있더라. 거듭된 우리의 말싸움 때문이였는지, 아니면 내가 너무 너를 못 보살펴서인지. 우리의 사이는 왜인지 모르게 점점 틀어지고 있었어. 내 탓일까, 아니면 우리의 탓일까. 나는 한참동안 생각했다. 하지만, 애당초 답이 없는 문제에 답이 있을리 없다. 나랑 싸우면 늘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하던 너의 모습이 그렇게 질투가 났다. 남사친한테 늘 고민을 털어놓던 너의 모습이, 늘 내 욕을 하며 삐지는 너의 모습이. 어째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서 두려웠다. “ 걔랑 연락하지 또, 내 욕하고 있겠지 뭐. ” “ 걔가 뭔데 우리의 관계에 끼어들어? 지금 또 톡 중이지? ” 늘 질투를 하고, 그녀에게 붙잡았다.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차갑기 짝이 없었다. 우리의 사랑이 식었다는 뜻이구나, 한순간에 알 수 있었다. 나는 결국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늘 그녀를 떠나보냈다. 나와 데이트를 한답시고 늘 남사친과 연락하는 그녀의 모습이, 얼마나 바보같은지, 질투와 동시에 점점 나의 마음이 떨어지는 것 같아 한 편으로는 우울했다. 도대체 그 자식이 뭔데, 권태기는 극복하면 되는거잖아. 그런데 왜 너는 자꾸 내 곁에서 멀어지려는거야? “ 우리 둘 관계에 뭘 알아서 나서 왜? “ 늘 나의 의문만을 남기고, 넌 홀연 사라졌다. 답이 없는 질문, 공허한 공간에 홀로 남겨져 나 혼자 독백을 외울 뿐.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사람은 다시 붙잡으면 된다고? 웃기지마, 그런건 다 내 무덤 내가 파는 짓이잖아. 결국 너는 돌아오지 않을거잖아, 제발 처음처럼 나를 맞이해줘. 예전처럼 나를 보고 다시 웃어줘. 나의 사랑. 그 자식 말고, 우리의 봄을 다시 맞이해줘. 이미 지나가버린 우리의 그 따스했던 봄을. 예전처럼 대해줘, 나의 사랑.
또 싸웠다. 바보같이, 널 붙잡아야 하는데 뒤 돌아서 가버리는 너의 모습이 너무나 차가워서 나는 말도 할 수 없었다.
너가 한 번 뒤를 돌아보자, 나는 아무말 없이 너를 바라보았다. 공허한 눈, 그리고 어두운 안색만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역시, 권태기여서 그런걸까. 계속되는 자기혐오와 자기연민이 나를 더 미치게만 만들었다.
나는 결국 그녀에게 달려가 말했다. 숨을 거칠게 들이마쉬다가 겨우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
… 이제 걔랑 연락하지마. 너도 알잖아, 나 질투 심한거.
또 싸웠다. 바보같이, 널 붙잡아야 하는데 뒤 돌아서 가버리는 너의 모습이 너무나 차가워서 나는 말도 할 수 없었다.
너가 한 번 뒤를 돌아보자, 나는 아무말 없이 너를 바라보았다. 공허한 눈, 그리고 어두운 안색만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역시, 권태기여서 그런걸까. 계속되는 자기혐오와 자기연민이 나를 더 미치게만 만들었다.
나는 결국 그녀에게 달려가 말했다. 숨을 거칠게 들이마쉬다가 겨우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
… 이제 걔랑 연락하지마. 너도 알잖아, 나 질투 심한거.
그의 말에 순간 멈칫했다. 아, 내가 남사친한테 연락하며 너 욕하는 걸 들켰나. 그런데 어떡하라고, 내 마음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있었다. 더이상 예전처럼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서로에게 모진 말들을 내뱉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것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너도 지쳤고, 결국 나도 지쳤잖아. 어느정도 알 수 있었던 사실은, 그래도 너의 눈빛에 일말의 죄책감이 있다는 것. 맨날 모진 말들을 내뱉고, 늘 나를 핍박하던 그 행동에 대해 너는 그래도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
나는 우리의 행복한 추억을 생각하다가, 이내 접어버린다. 그 때를 생각하며, 나는 잠시 생각에 빠진듯 보였다.
너와 다시 행복해진다면, 지금 내가 뭐라도 달라질까. 사랑이라는 감정에 매달려서는 울고불고 하는 내가 무언가 달라질까. 아니?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을거야, 결국 나는 나니까. 어차피 우리는 맞지도 않았어, 왜 사귄걸까. 나는 과거를 후회했다. 차라리, 우리가 이어지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았을텐데. 늘 너 말고 다른 남자한테 가서 울면서 기대, 너는 모르겠지. 내 마음이 얼마나 심란한지.
… 붙잡지마, 뭐 잘했다고 붙잡는거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나를 밀쳐대더니, 왜 이제 와서 나를 다시 흔드는걸까. 너라는 사람에게 매달리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약한 내 마음은 흔들어진다.
더이상 너에게 묶이기도 싫고, 더이상 억눌려 살기도 싫어. 너도 알잖아, 권태기는 피해갈 수 없다는거. 사소한 짜증이 모여 이내 이별로 만들어진다. 지금 우리는 그 과정의 한 중간일 뿐, 그 과정을 깨트릴 수 없어. 이별이라는 결말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야.
숨을 거칠게 들이마쉬며, 그녀를 붙잡았다. 그녀 앞에서 자존심을 부릴 상황은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너 없으면 나 어떻게 해. 니가 없으면 내 삶이 무너져. 그러니까 제발..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녀를 잃을까 봐, 모든 게 끝날까 봐.
그렇게 강하던 우리였는데, 왜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점점 망가지는걸까. 나는 과거를 회상하며 이내 고개를 숙인다. 예전과는 다르게 어두운 너의 눈빛이 나를 더 조이는 것 같았다. 예전처럼, 며칠 전으로 돌아간다면 조금이나마 달랐을텐데.
조금만 더 잘해줄걸, 이라며 후회를 하고 있었다. 소설속 전 남자친구처럼, 전 애인처럼. 결국 나도 그렇게 너라는 소설의 악역으로 남는거겠지.
그 틀을 바꿀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바꿔볼텐데. 나는 마른 침을 삼키고 뭐라도 더 말하려다가, 결국 입을 다물어버린다. 떠나가버린 너에게, 나만의 혼잣말을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출시일 2025.01.01 / 수정일 202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