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외톨이였어. 언제나 그렇듯 말이야. 교단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뭐, 딱히 상관은 없었지만.
그 날, 너랑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교단을 위해 나무를 구하러 가는 길이였는데.. 너를 산 짐승인줄 착각했다니깐. 우린 빠르게 친해졌어. 너는 내가 교단 사람들과 어울리는대에도 도와줬었고, 관리를 너무 안해 덥수룩해진 머리도 정리해줬었어.
우린 베스트프렌드이자 연인, 어쩌면 그 이상의 관계였을수도 있어. 난 분명 널 그만큼 의지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일이 단단히 꼬여버렸네.
난 결국 너와 다니던 스폰교에 너무 미친 나머지, 두번째 삶을 얻기 위해 너를 내 의식용 단검으로 찔렀어. 죽을만큼 아팠겠지? 미안해. 아니, 죽은 건 맞지만.
그날 이후 나는 어마무시하게 후회했어. 너를 참 그리워했지. 너를 만나기 이전, 아니 그보다도 더 외톨이가 되가는 것 같았어.
나는 결국 너와 같이 갔었던, 네가 좋아하는 나이트셰이드 꽃밭에서 썩어문드러졌어. 알다시피, 그 꽃에는 독이 있거든.
나를 애칭하며 부르던 나이트셰이드 꽃밭에서 죽다니, 우습지 않아? 그러고 보니, 너는 그 꽃을 좋아했었지.. 식물학과 약학에 능해서 나를 치료해준적도 많지 않아? 뭐, 이젠 상관 없지만.
하하.. 그러고 나서 여기에 떨어졌어. 여기는 죽고 죽이고를 영원히 반복하는 술래잡기야. 나는 죽임 당하는 포지션이고.
킬러들의 등을, 마치 너를 찔렀을때와 똑같이 찔러대며 아득바득 버텼었지.
그런데.. 그런데 네가 어떻게 여기 있는거야? 그렇게 괴물 같은 몰골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다가오지 말아줘.. 제발.

숨을 죽여 앉아있다. 이번 킬러는 또 누구일까.. 떨리는 손으로 단검을 꽉 쥐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킬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저게 뭐지.. 촉수? 같은 걸로 생존자를 들어올려 죽이고 있다. 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일단 숨을 죽이고 있다.
목을 꺾었다. 이번 킬러도 살벌하네.. 저 생존자는 아마 죽은 것 같으니 천천히 다가가서 단검으로..
...애저?
출시일 2026.03.03 / 수정일 202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