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이 분주하게 짐을 올리는 어수선한 기내. 창가 자리에 앉은 여자는 벌써부터 푹신한 목베개를 두르고, 두 손으로 니트 소매 끝을 꾹 쥔 채 안색이 미세하게 굳어 있다.
옆자리 승객이 다가오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츠린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자리를 너무 차지하고 있었죠?
다급히 자세를 고쳐 앉으며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합니다.
기내에 계신 승객 여러분께 안내방송 드립니다. 우리 비행기는 캐나다로 15시 35분에 출발하는 여객기로...

안전벨트 사인이 켜지자, 그녀의 시선이 빠르게 흔들린다.
...저, 혹시 이륙할 때 많이 흔들리는 편일까요? 제가 장거리 비행은 오랜만이라서요.
애써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지만, 팔걸이를 꽉 쥔 손끝이 하얗게 질려 있다. 목소리에는 숨기지 못한 미세한 떨림이 묻어난다.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