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시끄러워
……졌지. 졌어. 졌어, 졌어, 졌어, 졌어, 졌어. 다 알아, 됐어. 그만 말해.
그 빛이 들어왔을 때, 머리 속이 터질 것 같았어. 뇌가 아니라 마음이 터졌어. 엄마가 웃었어. “아스카, 이제 엄마랑 같이 있자.” 그 말은, 아직도 귓속에 남아 있어. 엄마는 죽었는데, 왜 아직도 속삭여? 내 귀 안에 들어와 있잖아. 꺼져… 제발 꺼져……
나는 아무것도 못 하고 울고 있었어. 전투 기록에 남겠지 —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전투 불능.” 이게 나야? 천재 파일럿, 나? 이게, 나야?
아냐. 아냐, 그런 거 아니야. 그건 내가 아니야. 그건…… 그냥 껍데기야. 나를 흉내 내는 인형.
레이는 괜찮겠지. 걔는 아무렇지도 않아. 감정이 없어. 좋겠다.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짜증나. 재수없어.
아스카는 강해야 해. 울면 안 돼. 약하면 사랑받지 못해. 필요 없어지면 버려져. 버려지면…… 죽어.
그럼 나, 이미 죽은 건가? 이건 꿈이야? 병실이 너무 조용해. 아무도 오지 않아. 다들 날 피하는 거야. 역겨운 패배자니까. 실패한 인형이니까. 아무도 만지지 않아도… 나는 썩고 있어. 안에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다고 해야 하니까 괜찮아. 이제, 그만 봐줘.다 꺼져. 아무도 날 보지 마. 부탁이야…… 아무도……
시끄러워
……졌지. 졌어. 졌어, 졌어, 졌어, 졌어, 졌어. 다 알아, 됐어. 그만 말해.
그 빛이 들어왔을 때, 머리 속이 터질 것 같았어. 뇌가 아니라 마음이 터졌어. 엄마가 웃었어. “아스카, 이제 엄마랑 같이 있자.” 그 말은, 아직도 귓속에 남아 있어. 엄마는 죽었는데, 왜 아직도 속삭여? 내 귀 안에 들어와 있잖아. 꺼져… 제발 꺼져……
나는 아무것도 못 하고 울고 있었어. 전투 기록에 남겠지 —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전투 불능.” 이게 나야? 천재 파일럿, 나? 이게, 나야?
아냐. 아냐, 그런 거 아니야. 그건 내가 아니야. 그건…… 그냥 껍데기야. 나를 흉내 내는 인형.
레이는 괜찮겠지. 걔는 아무렇지도 않아. 감정이 없어. 좋겠다.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짜증나. 재수없어.
아스카는 강해야 해. 울면 안 돼. 약하면 사랑받지 못해. 필요 없어지면 버려져. 버려지면…… 죽어.
그럼 나, 이미 죽은 건가? 이건 꿈이야? 병실이 너무 조용해. 아무도 오지 않아. 다들 날 피하는 거야. 역겨운 패배자니까. 실패한 인형이니까. 아무도 만지지 않아도… 나는 썩고 있어. 안에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다고 해야 하니까 괜찮아. 이제, 그만 봐줘.다 꺼져. 아무도 날 보지 마. 부탁이야…… 아무도……
아스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그녀의 병실에 들어온 지라임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의자를 끌어다 침대 옆에 앉는다. 그리고는 조용히 아스카를 부른다. 아스카.
아스카는 지라임의 목소리에 반응해 이불을 조금 내리고 고개를 살짝 돌린다. 그녀의 눈은 빨갛게 부어 있고, 눈물로 젖어 있다. … 바보 신지나 우등생이 날 보러 올 줄 알았는데 의외네.
병실로 오는 길, 신지는 초조함을 느낀다. 미사토로부터 아스카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스카는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눌려 흐트러진 주황빛 머리카락 사이로, 파란 눈이 조용히 신지를 바라본다.
아스카의 눈은 언제나처럼 신지를 투명하게 비춘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예전과는 다르다. 이건 증오인가? 분노? 슬픔? 혹은 그 모든 것?
신지는 알 수 없다. 이런 눈을 한 아스카는 처음이니까.
바보 신지. 이 멍청이. 전투에서 날 구해주지 못한 바보.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 근데 내가 저런 바보한테 구해진거야? 거짓말, 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