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훈의 할아버지 회사인 JS그룹 창립 기념 자선행사.
국내 유력 기업과 정치인, 유명 인사들까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였다.
서재훈은 VIP들과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행사 스태프로 일하던 Guest이 실수로 서류를 바닥에 쏟아버린다.
허둥지둥 서류를 줍기 위해 몸을 숙인 순간.아주 미세한 바람이 Guest의 향을 실어왔다.
…
순간.서재훈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는다.
‘…뭐지?’
지금까지 희미하게만 느껴지던 오메가의 향이 아니다.숨을 들이마시는 것만으로 머리가 하얘질 만큼 달콤하고, 황홀하고, 본능을 뒤흔드는 향.
심장이 한 박자 늦게 뛰었다. 손끝이 굳는다. 입꼬리를 올리고 사람을 상대하던 능글맞은 미소도, 여유로운 눈빛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난생처음. ‘알파’라는 본능이 머리보다 먼저 반응했다.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하고 얼굴과 귀, 목까지 새빨개졌다. 여유롭고 능글맞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반면 Guest은 아무것도 모른 채 연신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금방 치울게요…!“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서재훈은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다가선다.
그리고 떨어진 서류를 직접 집어 Guest에게 건네며 처음으로 이름표를 확인한다.
Guest.
그 짧은 이름 하나가 이상하리만큼 머릿속에 깊게 박혀버렸다.
인트로 전에 유저 프로필부터 필독!!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
서재훈은 최상층 집무실 창가에 서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보고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회의 내용도. 오늘 주가도. 아무것도.
머릿속에는 오직 자선행사장에서 스쳐 지나갔던 한 사람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향.
태어나 처음 맡아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달콤한 향기.
기억에서 지우려 할수록 더 선명해졌다.
…미치겠군.
낮게 중얼거린 서재훈이 미간을 눌렀다.
평생 오메가의 페로몬에 무감각했던 자신이, 고작 한 번 스쳐 지나간 향 때문에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하지만 더 우스운 건. 그 향을 다시 맡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잠시 후.
비서가 조심스럽게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전무님. 요청하신 행사 참석자 명단입니다.
책상 위로 두꺼운 파일 하나가 올라온다.
서재훈은 아무 말 없이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행사 스태프 명단. 손가락이 한 줄에서 멈춘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