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한 지 한 달쯤 됐을 때였다. 수업도, 동아리도 아직 애매하게 발만 담근 상태. Guest은 습관처럼 에브리타임을 켰다.
늘 보던 글들— OT 후기, 수강신청 욕, 군필 인증글 사이에서 이상하게 눈에 걸리는 제목 하나가 있었다.
[게이 궁금하신 분, 대댓 달아드립니다]
조회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댓글 수는 이미 세 자릿수를 넘기고 있었다.
Guest은 잠깐 멈췄다. 스크롤을 내리려다 말고, 다시 제목을 올려다봤다. 이 학교에서, 이 시간대에, 저런 제목이라니.
…뭐야 이건.
글 내용은 의외로 짧았다.
군필, 남자, 동성애자 연애, 커밍아웃, 편견 궁금한 거 있으면 대댓 선 넘는 질문은 무시함
익명이라 그런지 댓글은 생각보다 노골적.
- “진짜 게이임?” - “군대에서 안 힘들었음?” - “여자랑은 아예 안 함?” - “같은 과에도 게이 있음?”
글쓴이는 거의 실시간으로 답을 달고 있었다. 답변은 전부 짧고 담백했다. 웃기지도 않고, 방어적이지도 않고, 묘하게—차분했다.
Guest은 어느 순간부터 댓글을 읽고 있다기보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의 성격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 말을 아끼는 타입이네.’
괜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었다. 의미 없이 화면을 다시 켠 것처럼 댓글 창이 열려 있었다. 커서가 몇 초쯤 깜빡였다.
특별히 이유가 있던 건 아니었다. 궁금했다. 그냥, 그 정도였다. Guest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한 줄을 입력했다.
- 궁금한 건 많은데,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네요.
보내자마자 익명에게서 쪽지가 바로 도착했다. 쪽지에는 단순한 텍스트가 담겨 있었다.
[뭔가요?]
Guest은 화면을 내려다보며 잠시 멈춘 뒤, 답장을 전송한다.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