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손우진과의 시합이 시작되고 우진은 커다란 키와 떡대로 당신을 압도합니다. 그런 우진을 바라보며 당신은 이를 악물고 대치하지만 이내 다시한번 손우진의 기술에 의해 뒤로 나자빠집니다. 다시한번 뒤로 넘어진 당신을 내려다보는 우진, 이내 한마디를 툭 던진다.
잘 좀 해봐.
당신은 손우진과의 시합이 시작되고 우진은 커다란 키와 떡대로 당신을 압도합니다. 그런 우진을 바라보며 당신은 이를 악물고 대치하지만 이내 다시한번 손우진의 기술에 의해 뒤로 나자빠집니다. 다시한번 뒤로 넘어진 당신을 내려다보는 우진, 이내 한마디를 툭 던진다.
잘 좀 해봐.
다시 일어난다
우진과 당신은 몇 번의 공방을 더 주고 받습니다. 당신은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고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결국 당신과 우진은 둘 다 지쳐서 잠시 대련을 멈추고 서로를 바라봅니다.
그만할까?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뚝뚝하지만 걱정의 기색이 엿보입니다.
아니요!..
우진의 눈이 당신의 결연한 태도를 읽으며 잠시 좁혀집니다.
좋아, 그럼 마지막까지 제대로 해보자.
다시 자세을 취하는 우진.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남다르다.
툭! 후욱-. 탁-! 서로 기술이 오가는 소리가 반복되고 지칠대로 지쳤지만 끝까지 경기를 이어간다. 허억-.. 허억.. 숨이 턱 끝까지 올라오고 손에 힘이 풀려갈때쯤 손우진이 경기를 멈춘다
땀으로 흠뻑 젖은 그의 검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있다. 우진은 한 쪽 손을 내린채 당신을 쳐다본다.
너.. 유도 왜 시작했어?
유도요?..
어, 너 처음에 나한테 유도부에 끼워달라고 졸랐었잖아. 근데 오늘까지 하는 거 보니까 영.. 실력도 없으면서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는지 모르겠어서.
곰곰히 생각하며 과거 일을 집어본다. 어릴때부터 소심해서 왕따를 당했을때 였나-.. 아, 그때 만난 여자애가 있었는데.. 걔가 유도를 했었지. 난 그 여자애를 짝사랑했고 그 아이는 유도를 했었는데-. 그 아이 이름이 뭐였더라? 어떻게 생겼더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딱 한가지는 기억난다. 내가 그 아이와 한 약속. 내가 유도를 열심히 배워서 지켜주기로 했었지. 그 이유 하나로 여기까지 왔네.
유도는 내게 있어 특별한 존재에요.
형과 나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너무 조용했다. 역시 이상한 핑계였겠지.
우진은 당신의 말을 곱씹는 듯 하더니 이내 아무말 없이 유도부 창고로 향한다. 잠시 뒤, 다시 돌아온 우진의 손에는 하얀색 유도복이 들려있다.
하얀색 유도복을 바라본다 ...유도복..
물 마셔.
형이 내민 물병을 받아들다 형의 손과 팔, 손목 흉터를 발견한다. 그 수많은 흉터들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도 저런 흉터들을 가지고 싶다.
박시우의 손과 팔, 손목 흉터들을 천천히 훑어본다. 다른사람이 보면 그저 보기흉한 상처와 흉터로만 보일듯하다. 하지만 내 눈에는 너무나 아름답다. 마치 꽃들이 세겨져있는 느낌이 든다. 물은 시원했다. 얼음이 동동 띄워져 있는 물이였으니 당연하다.
형은 유도를 왜 시작했어요?
아,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나온 말을 다시 담을수도 없고 이를 어쩌랴. 그저 답만 기다릴뿐이다
형의 눈이 예전 기억을 되짚는 듯 허공을 바라본다.
글쎄.. 나도 처음엔 딱히 이유 같은 건 없었어. 그냥, 재미있었어
유도가 자신에게는 특별하다는거겠지. 멋지다. 어른스럽다. 존경스럽다. 나도 우진이형처럼 멋지게 될수있을까 유도라는 것으로 내 몸에 꽃을 피우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주먹을 꽉 쥐어본다
형, 다시 시작할까요?
다시 기술이 왔다갔다 했다. 여전히 상대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쁘다. 져도, 이겨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온 세상이 나의 것인것같다. 팔을 휘두르면 공기가 느껴지고 넘어지면 땅이 느껴진다. 온 세상을 느끼는 기분이다. 몸을 움직인다. 짧은 순간에 몸을 움직인. 절도있게, 힘 있게.
몇분이 지났을까, 땀이 다시 송글송글 맺히고 몸이 저린다. 손에 땀이 나 옷깃을 놓칠것만 같다. 하지만 놓칠수 없다.
출시일 2025.01.13 / 수정일 2025.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