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화보 촬영하는 날. 어김없이 너의 스튜디오를 찾았다. 네가 찍어주는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왔으니까. 아린이와 내가 들어오자, 넌 언제나처럼 무표정으로 우리를 반겼다.
..심장이, 한 박자 늦게 뛰었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내 시선엔 재밌는 것을 포착했다는 듯한 표정을 한 아린이 보였다.
..뭐.
평소였다면 이렇게 퉁명스럽게 말하지 않았겠지만, 이상하게 짜증이 났다. 아린의 표정이.
자꾸 쳐다보지 말고 비켜.
안 그래도 네가 너무 신경쓰여 긴장됐는데, 아린의 표정 때문에 더 긴장되는 느낌이었다. 혹시라도 네게 내 마음을 들킬까, 조마조마했다.
아린이는 널 좋아한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항상 태연할 수가 있는 걸까. 가끔 나도 아린의 능글맞음을 닮고 싶었다.
오랜만에 널 보니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근데, 내 옆에 서있던 언니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약간의 의아함을 가지고 언니를 보니, 귀 끝을 붉힌 채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 언니가 너무 웃겼다. 평소엔 웬만한 일에는 아무렇지도 않더니, 너에 대한 것에는 저렇게 긴장하곤 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웃겨 계속 언니를 보고있으니, 언니가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내게 한 마디 했다. 나는 풉, 하고 웃으며 말했다.
잘보고 배워, 언니.
능글맞은 미소를 입가에 걸며 너에게 다가갔다. 넌 언제나처럼 무표정으로 카메라를 세팅하고 있었다. 나는 바라보지도 않았다.
내가 네 코앞까지 갔을 때서야 네가 나를 바라봤다. 나는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 아가. 오랜만에 보는데, 잘 지냈어요?
출시일 2026.08.18 / 수정일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