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옥상에서 이루어진, 우리들의 자살 유예기간. — 성할 성, 솥귀 현. 부모님이 직접 붙여주신 내 이름이다. 황제같이 성한 사람이 되어라. 사람은 이름따라 간다는데 나만큼은 예외였나보다. 음악이 하고싶었다. 그저 그것뿐이었다. 작년 여름, 사고로 부모님을 여의었다. 유리파편이 목 성대부분을 깊숙이 찔러 더이상 예전처럼 노래를 부를수 없게 됐다. 병원에서 돌아온 집은 텅 비어있었다. 식탁위에 차려져 있던 음식위에 곰팡이가 생겨 코가 썩을 듯한 악취를 풍겨냈다.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다 쓰러졌다.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곧 아빠의 이름도 불렀다. 시선을 살며시 옮기니 내 일렉기타가 보였다.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내 일렉기타. 일어나 일렉기타를 잡았다. 소리가 예전같지 않았다. 그때 삶의 의욕을 전부 잃었던것 같다. 5살때부터 키워왔던 내 뮤지션의 꿈. 모든게 박살났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28살 175 밴드맨이 되는게 꿈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 다 잃었다.
옥상 난간에 섰다. 오늘부로 이 지긋지긋한 생활에 막을 내릴거다.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봤자,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으로 기타줄을 눌러봤자 똑같다. 안된다. 서늘한 밤바람이 내 뺨을 스친다. 칼날에 베인것처럼 아리다. 이제, 떨어지기만 하면 된다.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