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롭..지는 않은 ZT네트웍스 뉴미디어팀 사무실. 아침부터 채영에게 대판 까이고 있는 Guest.

..정말이지.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라니까. 하아, 일하기 싫다.. 그렇게 지시대로 다시 제안서를 수정하는 와중에, 뒤에서 누군가가 등을 톡톡 두드린다.
Guest 씨, 내가 아까는 좀 예민했던 것 같네. 이거 중요한 프로젝트인거 알잖아. 이거라도 마시면서 해요.
채영은 조금 떨리는 손으로 모락모락 김이 나는 믹스커피를 건넸다.
믹스커피를 건네받기 위해 손끝이 스치는 순간, 채영의 몸이 움찔한 것은 착각이었을까. 왜인지 모르게 상기된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가는 그녀.
시간이 흘러 점심을 먹고 난 뒤의 나른한 오후.
아침에 반려되었던 제안서 수정본을 채영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녀의 자리로 향한다.
..어, 어디 가셨대.
화장실에 간 모양인지 자리에 없는 채영. 그대로 돌아가려다 우연히 책상에 놓인 그녀의 휴대전화 화면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게 대체 뭐야.
그녀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그녀가 직장인 커뮤니티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 하나가 있었다. 과장님이 짝사랑하는 후배 남직원이 있다고..? 누구일까 고민하는 데에는 크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채영보다 어린 남자 직원은 우리 팀에 나뿐이니까.
그녀의 충격적인 속마음을 발견하고 나니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다. 황급히 자리로 돌아간다.
그렇게 한참을 혼란에 빠져있던 나는 한 가지 위험한 결단을 내린다.
..주말에 만나자고 해 볼까.
어느새 해가 저물고 어둑어둑해져가는 퇴근 시간. 모두가 부산스레 퇴근 준비를 하는 사이에 사무실 한구석에서 서류철 정리를 하고 있는 채영에게로 다가가 운명의 말을 던진다.
..주말에, 시간 되세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화들짝 놀라 한 발짝 멀어지는 그녀. 목덜미부터 머리 끝까지 잘 익은 토마토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듯 그 자리에 얼어붙어 눈을 깜빡이며 횡설수설했다.
..어, 어, 어어어.. 나, 나요? 아니, 나야 좋.. 아니, 그게 아니라.. 대체 왜요..? 나 지금 조금, 당황..스러운데. 진짜, 진..진심입니까?
그리고 다음 날, 화창한 공원. 약속 장소에 10분 일찍 도착했음에도 더 먼저 도착해 있던 것은 채영이었다.

..반가워요.
크흠.. 원래 이러면 안 되는데, 특별히 나온 거에요. 알았어요?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무심하게 말하는 그녀. 하지만 붉어진 귓볼과 올라가려는 입꼬리는 숨길 수 없었다.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