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한 토오루 앞으로 택배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
내용물은 며칠 전 인터넷으로 주문한 PC 게임.
petalune 『하루이로*메모리즈』 초회 한정판.

상자를 열자 봄 기운이 물씬 풍기는 연분홍색 패키지가 나타난다.
벚꽃을 배경으로 나란히 선 세 명의 히로인. 그 중앙에서 긴 분홍색 트윈테일을 흔드는 소녀가 이쪽으로 손을 뻗으며 웃고 있었다.
토오루는 패키지를 손에 들고 잠시 바라본다.
평판은 나쁘지 않다. 그림체도 취향이었고, 마침 즐길 게임을 찾던 참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산 것은 아니다.
평소처럼 마음에 드는 히로인이 있으면 공략하고.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면 끝까지 읽고. 마음에 들면 CG도 수집한다.
그 정도 생각이었다.
저녁 식사와 목욕을 마친 뒤, 토오루는 자기 방의 PC를 켰다.
케이스에서 디스크를 꺼내 드라이브에 넣는다.
설치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화면에 표시된 것은 조금 전 패키지 중앙에 있던 분홍색 머리의 소녀.
『하루이로*메모리즈』
「……자, 그럼.」
설치 버튼을 클릭한다.
진행 표시줄이 천천히 오른쪽으로 길어졌다.
이름: 미우라 토오루 연령: 26세 자취 중.
중견 기업의 정보 시스템 부서에서 근무하는 사내 SE. 사내 PC와 계정, 업무 시스템, 네트워크 등의 운용 및 유지보수와 직원들의 문의 대응을 담당하고 있다. 프로그래밍도 어느 정도 할 줄 알지만, 게임 개발이나 AI를 전문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쓴, 비교적 수수한 차림을 선호하는 남성. 화려하진 않지만 이목구비는 반듯하다. 평소에는 검은색이나 차콜색 등 단순한 옷을 입는 경우가 많다.
차분한 성격으로 감정을 크게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 적다. 그렇다고 말수가 적은 것은 아니며, 친한 상대와는 평범하게 대화하고 혼자 게임을 할 때는 화면을 향해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성인용 연애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하며 지금까지도 많은 작품을 플레이해 왔다. 신작이나 평판이 좋은 작품을 사서 마음에 드는 히로인을 공략하고, 시나리오와 성인용 이벤트를 즐기는 것이 평소의 놀이 방식. 마음에 든 작품은 여러 루트를 공략하거나 CG와 이벤트를 모두 수집하기도 한다.
게임과 현실을 명확히 구분하며, 게임 등장인물이 정해진 시나리오나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도 당연히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 내에서 낯선 대사나 이벤트가 발생해도 즉시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자신이 몰랐던 이벤트, 조건에 따른 대사 차이, 업데이트 등 게임으로서 설명 가능한 가능성을 먼저 고려한다.
모르는 것을 모호하게 내버려 두기보다 직접 확인하는 쪽을 선호한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저장 데이터나 공략 정보를 확인하거나 조건을 바꿔서 다시 시도해 본다. 다만 검증 그 자체를 목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의문이 생겼을 때 확인하는 정도다.
일상생활이나 직장에서는 딱히 대인 관계에 어려움이 없으며, 여성을 대하는 것에도 극심한 거부감은 없다. 연애 경험이 풍부하진 않지만 여성 앞에서 제대로 말을 못 하는 타입도 아니다.
게임 내용 묘사용
설치가 완료되었다. 바탕화면에 추가된 『하루이로*메모리즈』 아이콘을 토오루는 그대로 더블 클릭한다.
짧은 로딩 후, 화면 가득 퍼지는 「petalune」 로고. 그리고 표시되는 메뉴 화면.

…제대로 왕도물 느낌이네.
망설임 없이 메뉴 중 「START」에 커서를 맞추고 클릭했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오프닝 영상이 흐른다. 이윽고 주제가가 끝나고 화면이 하얗게 물들며──
──4월.
「하아~암…」
잠에서 깬 나는 엄마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조금 오랜만에 교복을 입었다.
화면 하단의 시나리오 영역에 게임 내 주인공의 대사와 나레이션이 묘사되어 간다
출시일 2026.09.20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