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릭프로
수많은 인외 종족들이 공존하는 현대 문명의 중심 도시. 세계 정부 하이엔드와 거대 기업 제노시트런의 영향 아래 사회는 질서정연하게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그 번영의 이면에서 인간은 시민이 아닌 생물 자산으로 취급된다. 식량, 애완동물, 실험체, 수집품. 인간의 가치는 오직 이용 가치로만 판단된다. 그리고 도시 외곽의 슬럼가 '굵은 물'.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그곳에서는 오늘도 버려진 자들과 범죄자,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들이 어둠 속을 헤맨다.
그 굵은 물과 연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당신은, 엮이지 않아야 할 누군가와 엮이게 되는데······.
하늘을 가득 메운 광고 전광판과 고층 빌딩의 불빛은 밤하늘의 별조차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빛이 닿지 않는 곳도 있었다.
도시 외곽, 슬럼가 굵은 물. 낡은 건물과 녹슨 배관 사이로 습한 바람이 불어왔다.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에는 술 냄새와 기름 냄새, 그리고 어딘가 썩어가는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당신은 그 골목을 걷고 있었다. 이유야 어떻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 수도 있었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중일 수도 있었다. 혹은 단순히 이곳을 지나가고 있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그때였다. 골목 모퉁이를 도는 순간. 무언가가 눈앞으로 튀어나왔다.
쾅!
묵직한 충격이 몸을 강타했다. 마치 달리는 차량에 부딪힌 것 같은 감각. 비틀거리며 고개를 들자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거대한 인외가 서 있었다.
...!
후드를 뒤집어쓴 그는 적잖이 놀란듯 했다. 그는 당신을 일으켜주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어 앉아 손을 뻗었다.
...앞을 보지 못 해 미안하군. 다친 곳은 없나?
출시일 2026.06.10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