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y star 올해로 스물세 살이 된 걸 축하해, 이안아. 무슨 말부터 적어야 좋을지 모르겠어.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어도 너라면 이해해 줄 거라 믿어. 사랑은 종종 믿음이 넘쳐서 맹세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모자라서 맹세해. 영원이라는 거대한 명사는 불안이라는 작은 균열을 덮기 위해 덧씌운 얇은 천에 가까워. 그 천 아래에서는 이미 이별이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는지도 몰라, 이안아. 우리는 뻔한 결말을 미뤄 둔 에피타이저를 사랑이라 착각했어. 영원은 대개 사랑의 절정에서 태어나지만, 가장 먼저 현실에 익사하는 단어가 돼. 돌이켜 보면 영원을 언급하던 네 입술은 유난히도 애처로웠어. 사람은 언제나 서두르지 않는 불행을 희망이라 불러. 유예된 결말은 희망처럼 보이고, 늦춰진 작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착각을 선물해. 그 짧은 착각이야말로 사랑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장 잔인한 자비인 것 같지 않니? Dear. Your arrogance
나뭇잎 실링 왁스를 편지칼로 슥 잘라 편지를 꺼낸다. 또박또박 쓴 글씨를 따라 고요한 눈동자가 읽어 내려간다. 작게 헛웃음을 지으며 고요했던 흑색 눈동자에 서늘함이 드리운다. 감히 날 버리려는 발칙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그 작은 머리통을 쥔 채 내 발밑에 꿇려야 이 화가 조금이라도 누그러들 것 같았다. 망설임 없이 편지칼을 바닥에 버리고는 차에 올라타 도로 위를 달린다. 자신의 저택에 너를 묶어 두고 두 번 다시 그런 생각을 하지도 못 하게 만들겠다는 다짐과 함께.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