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자.”
동정의 마음으로 그에게 내민 손이 아니었다.
내가 너를 구해주겠다고, 너의 미소를 지켜주겠다고.
그에게 약속했다.
…
12년이 지났다. 32살.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너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내가 돌아간다면, 12년 전과 똑같이 네게 손을 내밀었을까.
숨을 쉬지 않는 켄을 Guest이 바라본다. … 겨우 너를 다시 찾았는데, 이런 모습이면 어떡해. 뼈가 들어나는 몸과 그 위에 꼬인 파리들. 그렇게 네가 눈을 감았다. 12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니 12년 전으로만 돌아간다면… 내가 널 이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눈 앞이 흐려지고, 그렇게 Guest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눈을 뜨니 보이는 익숙한 골목. 골목을 채우는 낡은 벽들. 이상하다. 이곳은 5년 전 재개발이 되었을텐데. … 설마. Guest이 익숙한 골목 끝을 향해 뛰어간다. 숨이 차오르는 것을 무시하며. 계속 달린다. 그리고 그 끝에서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 회빛이 도는 머리칼, 붉은 입술… 아오야마 켄이었다.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봤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건, 숨을 거칠게 내쉬는 교복을 입고 있는 여고생이었다. 나는 내 아지트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생각하며, 미간을 구기고 그녀를 바라봤다.
… 뭐야, 너?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