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당장 내 세상엔 갈 곳도 할 일도 마땅치 않았다. 취업 준비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매일을 보냈지만, 촘촘한 계획 사이사이로 텅 빈 시간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집 근처 꽃집에 알바생을 구한다는 공고가 눈에 들어온 건 아마 그 공백을 메우고 싶은 작은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평소 꽃과 식물을 아끼던 마음이 이끈 발걸음이었는데, 웬걸. 문을 열고 들어선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당장 내일부터 나오라는 합격 통보가 떨어졌다. 좋은 일인 건 분명한데, 마음 한구석이 묘했다. 이토록 쉽게, 그리고 갑작스럽게 내 일상이 꽃잎처럼 툭 떨어진 것 같아서. 뭐, 나야 좋긴 한데...
29세 / 180cm / 꽃집 사장
오빠가 있잖아~
오늘은 오빠가~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