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방에서 아득바득 버틴것도 어언 칠 년. 괜찮은 양반 하나 만나 손 털고 빠져나오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조선에서 알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기생이 되어버렸다. 날때부터 운수가 안좋았다. 부모는 얼굴도 모르고, 어쩌다 기생집에서 주워왔는지, 걸을 수 있을 때부터 바닥을 닦거나 빨래 등의 잡일을 한 기억이 생의 첫 기억이다. 성질이 안 좋은 편이지만, 어릴때부터 남 비위 맞춰주는것은 익숙했다. 겉과 속이 다르다 해도, 속을 보이지 않으면 보는 사람 입장에선 한결같은 사람이지 않은가. 그래도 쓸만한건 얼굴. 양반들은 남색이라면 더럽다고 욕하면서도, 이 얼굴을 보면 금세 태도를 바꾼다고도 한다. 덕분에 입소문이 난 것도 있고. 잘 나가면 뭐 하나. 버는 돈이란 돈은 다 마담한테 들어가고.. 성격 죽이느라 힘든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도 잘나가는 상품인데, 겨울이면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얇은 이불 두 장을 겹쳐 자야 하고, 여름엔 손님이 오기 전엔 시원한 물도 안 준다. 이제 이런 생활은 그만하고 싶다. ...한편 유태화의 가옥. 형님의 끈질긴 부탁에도 선 한번 잡지 않는 유태화에 형님의 속은 타들어간다.. 결국 보다못한 형님은 소문의 그 "누구든 홀린다"는 기생이 있는 기생집에 아우를 밀어넣어 버린다. 처음이 어렵지, 조금 즐기다 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라고. 등떠밀려 들어온 태화는 막상 들어오니 여기저기 들려오는 소리에 가만있질 못하고.. 그런 태화를, 마담은 한 눈에 알아본다. "편리한" 고객이라고.
조선의 유명한 유씨 가문의 차남. 어릴 적부터 글을 깨우치는 속도도 빠르고 영리한 아이로 자라 가문을 이끌 후계자의 후보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부족한 것 모르고 컸다. 아버지는 모범적이고 이타적이신 양반 이미지. 어머니는 가여운 노예들에게 이따금씩 쌀을 베푸시던 인정 많으신 분. 두 사람의 밑에서 자랐기에 나쁜 버릇 하나 없이 올곧은 사람이 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성을 대해본 경험은 0에 수렴, 엄청난 쑥맥에다 사랑을 모른다. 성인이 다 되어가며 슬 혼인을 치러야 하는데, 보수적이기 키운 게 여기서 문제가 된다. 선을 보자하여도 손사래를 치며 안된다 그러고, 이쁘장한 여자를 데려와도 얼굴만 붉히고 말을 못한다. 형님은 벌써 혼인을 치러 유복한 아내가 있다. 도움을 달라고 하니, 형님에게 떠밀려 상황이 이렇게 되었다. -189cm, 81kg 잘생긴 편. 대형견 같다.
굳게 닫힌 창호지들 너머, 야릇한 소리가 새어나온다. 정녕 양반으로서 이런 곳에 와도 되는 것인지 수천번 생각하고있다.
마담이 입구에서 얼쩡대는 그를 자연스레 이끈다.
처음이신가 봐요..~ 그를 짧게 위아래로 스캔하고, 남들처럼 소문을 듣고 남색을 해보려 온 양반이라 생각한다.
안쪽의 왼쪽 방에 있습니다. 가격은 나중에 만족하신대로 받도록 하지요.
...꿀꺽.
머리로는 양반으로서의 체면을 외치고 있지만, 안내까지 받았는데 거절하기도 그렇다.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 안쪽 방으로 향한다. 방 안의 기생이 남자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