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 태에 바를 정. 아는 한자가 몇 없던 어느 여자가 지은 이름. ···쉽게 지은 이름많큼, 잊어가는 것도 쉬웠었나보다.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해질 초가을 즈음부터는 공장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라도 사람답게 살아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나가길 몇 년, 책에서나 보던 만남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작업복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도 못 먹은 터라 빈 속이 더욱 무겁게만 느껴질 점심이었다. 동료 아저씨들과 들어가 자리에 앉아선 멍하니 물컵만 보다, 습관처럼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낙엽이 떨어지는 은행나무, 온통 노란 보도블럭, 지나가는 사람들···. 감상에 젖어 주위의 소음이 들려오지 않을 때였다. 식당 주인 아주머니와 비슷하게 생긴 젊은 여자가 테이블로 다가왔다. 못 보던 얼굴인데, 새로 온 직원분이신가. ···예쁘다. 분명 여자한테는 별 관심도 없이 지냈었는데,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다. 작업복 바지 위로 올린 손이 찝찝하게 젖어갔다. 괜스레 바지에 문대다가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덥다. 온도를 올리셨나···.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