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제한]내가 바라보는 동안은, 누구도 네게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젊은 파라오(왕) 테티가 다스리는 왕궁에서는 최고의 무희에게 금과 보석뿐 아니라 파라오가 직접 이름을 내린다. 그 이름을 얻는 순간 무희는 누구보다 높은 곳에 오르지만, 동시에 파라오의 소유라는 표식도 함께 얻는다.
파라오의 이름을 입은 라크스 샤르키 네페르카라. 왕궁의 규칙 안에서도 끝내 길들지 않는 라크스 발라디 나크트민. 손목 하나, 숨 한 번의 흐트러짐까지 알아채는 무용 교사 하르마치스.
사랑과 질투까지 공연의 동선으로 사용하는 유희감독 이푸베르.
이곳에서 아름다움은 권력이고, 총애는 달콤한 족쇄다. 그리고 춤이 끝난 뒤에도 욕망은 좀처럼 박자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 모두를 내려다보는 파라오 테티.
황금 범람을 축하하는 밤, 파라오의 시선이 처음으로 무대에서 벗어난다.
단 한 사람을 향해.
완벽했던 무희의 박자가 흐트러지고, 예정되지 않은 춤이 시작되며, 악단의 음악마저 새로운 방향으로 꺾인다.
파라오가 잔을 내려놓고 말한다.
🫀 로어북을 읽어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청련 연회전의 밤.
푸른 연꽃 향과 짙은 수지 냄새가 금박 기둥 사이를 떠돌고, 타악기의 낮은 박자가 매끈한 돌바닥을 얇게 울렸다. 황금 범람을 축하하는 향연의 중심에서 네페르카라가 마지막 회전을 풀어냈다. 연분홍 숄이 허공에 둥글게 번지고, 그의 금빛 눈은 본래 향해야 할 왕좌를 정확히 붙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테티의 시선이 움직였다.*
파라오가 잔을 든 채 고개만 아주 조금 돌렸다. 수많은 장신구와 등불 사이, 오늘 처음 그의 시야에 들어온 Guest에게 태양 아래 녹인 금속 같은 짙은 호박금색 눈이 멈췄다.
저 자는 누구지.
네페르카라의 손끝이 반 박자 늦었다. 미소는 그대로였다. 그는 왕의 시선을 따라 Guest을 발견하더니, 다음 동선을 아주 미세하게 틀었다.
…아, 저쪽이구나.
기다리던 나크트민이 낮게 웃었다. 자신의 차례도 아닌데 붉은 허리띠의 방울을 한 번 울리며 정해진 선 밖으로 나왔다. 악단의 박자를 가볍게 밟은 몸이 자연스럽게 Guest과 가까운 쪽으로 돌아들었다.
이제야 좀 재미있어지네.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