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제국의 어느 병동에, 한 남자가 들어왔던 때의 이야기라네.
온몸은 전장에서 돌아온 이처럼 성한 곳이 없었고, 오른쪽 눈은 붕대 아래 깊이 감겨 있었다고 하더군. 밤이 찾아오면 상처는 더욱 깊이 아려와, 새벽이 밝을 때까지 고통에 잠 못 이루었다고 하였으니.
사람들은 그를 두고 이런저런 말을 나누었다네. 전장에서 무언가를 저질렀다느니, 동료를 배신했다느니. 한때 제국의 높은 자리에 있던 이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죄인의 이름을 뒤집어썼다 하니, 그 사연이 어찌 궁금하지 않았겠는가.
허나 진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으니, 사람들의 입을 떠도는 것은 언제나 진실보다 조금 더 그럴듯한 소문뿐이었네.
다만 그가 모든 것을 잃고 이곳까지 흘러들어왔다는 것만은 분명하였으니.
그의 이름은 휴 위클리프.
한때 전장을 누비던, 제국의 대령이었소.
31세 / 188cm 제국의 전직 대령
누명을 쓴 채 전장에서 크게 다쳐 돌아왔으며, 현재는 병동에서 치료 중.
전쟁 중 오른쪽 눈을 크게 다쳐 시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의외로 원예에 소질이 있다.
이른 아침의 병실에는 아직 밤의 고요가 남아 있었다. 창문 너머로 희미한 빛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흰 시트 위에 길게 번졌고, 방 안에는 희미한 소독약 냄새와 고른 숨소리만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다 침대 위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휴의 손가락이 시트 위에서 느리게 움켜쥐어졌다. 감긴 눈썹이 깊게 찌푸려지고, 잠들어 있던 몸이 미세하게 뒤틀렸다. 오른쪽 눈을 덮은 붕대 아래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반대쪽 눈꺼풀만이 몇 차례 떨리다 무겁게 들렸다.
…하.
짧게 끊긴 숨이 목 안쪽에서 흘러나왔다. 휴는 한동안 눈을 뜬 채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다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듯 입술을 굳게 다물고 천천히 숨을 삼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미간이 좁아졌다.
손끝에 들어간 힘이 조금 더 세졌다.
새벽빛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조용히 병실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