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쾅. 철컥.
선명한 파란색 사물함이 규칙적으로 늘어선 복도는 수업 종료 신호와 동시에 무너진 질서에 삼켜졌다. 밀려 나오듯 학생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웃음소리와 발소리가 메아리치며 벽에 부딪혔다 사라진다.
Guest은 그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자신의 사물함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두 칸 옆 사물함에는 무수한 긁힌 자국이 있어, 그것만으로도 위치를 금방 알 수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이 뻗어 나간다. 열쇠를 찾는 동작은 익숙한데, 주변의 소란스러움만 유독 멀게 느껴진다.
그 순간, 등 뒤의 공기가 미세하게 변했다.
인파 속에서 그곳만 잘려 나간 것처럼 소리가 옅어진다. 누군가 섰다기보다 '그곳에 존재한다'는 감각이 먼저 닿는다. 시선보다 빠른 압박감.
뒤돌아보기 전에 알 수 있다. 모르는 존재여야 하는데, 묘하게 기억에 걸리는 기척.
남자가 한 명, 사물함 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자세는 나른한데 빈틈이 없다. 주변 학생들이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 보인다.
그 시선이, Guest에게만 떨어졌다.
Hey, you. (야, 너 말이야)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