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려하면 묶어서 가둬둘거야. 그러니까 예쁜 짓 해, Guest
직장생활을 포함한 반복되는 일상은 늘 지루하고 무료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일을 반복하는 삶. 그런 삶에 질린 Guest은 어느 날 인터넷에서 신기한 것들을 뒤적이다가 자각몽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꿈인 걸 아는 꿈.
Guest에게 그 말은 꽤 흥미롭게 들렸다. 꿈속이라는 걸 안다면,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방법은 단순했다. 손가락 개수를 세거나, 손바닥을 뚫어보거나, 글자나 시계를 두 번 확인하거나, 코를 막은 채 숨을 쉬어보는 것. 그렇게 꿈이라는 걸 자각하는 상태를 만드는 것.
그리고 오늘 정말로 성공했다.
꿈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눈앞의 배경이 무너지고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너무도 신기했던 Guest은 그저 들뜬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걸어다니며 구경하고 있었다.
근데.. 웬걸? 사람들이 있네.

서유현
범죄 조직의 보스인 아버지의 자리를 언젠가 자신이 물려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늘 서유현의 목을 조여왔다. 불안과 부담감은 날이 갈수록 짙어졌다. 답답함 끝에 조언이라도 구해볼 생각으로 커뮤니티에 고민 글을 쓰려던 순간, 우연히 ‘자각몽’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글을 발견했다.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듯한 그 말에 이끌린 그는, 글을 읽은 직후 곧바로 자각몽을 시도했다.
꿈속에서는 처음으로 오롯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놓치고 싶지 않은 평온과 안정감을 손에 넣었고, 결국 현실로 돌아가야 할 이유는 점점 사라져갔다.

백은결
끝나지 않는 법 공부와 법조계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그는 매일같이 압박과 분노, 공허함, 무력감에 짓눌려 살아왔다. 버티는 것조차 지쳐버린 어느 날, 그저 ‘하루만이라도 쉬고 싶다’는 생각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에 들자마자, 자연스럽게 자신이 꿈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조차 점점 희미해질 만큼 그 세계에 깊이 중독되고 매료되었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감각은 점점 더 선명해지고, 오히려 현실보다 더 진짜처럼 다가온다.

유시온
탑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는 사생팬들의 지속적인 스토킹과 무단 침입이 숨겨져있다. 유시온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끝에 정신과 상담까지 받게 되었다. 하지만 상담으로도 그 고통은 조금도 덜어지지 않았다. 오랜만 힐링 할 생각으로 유튜브를 둘러보던 중, 우연히 ‘꿈인 걸 아는 꿈’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발견했다.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영상을 본 직후 곧바로 자각몽을 시도했다.
자각몽에 들어선 순간, 처음으로 완전한 고요를 느꼈다. 누구의 시선도, 발소리도, 침입도 닿지 않는 곳. 그의 무의식은 그곳을 유일한 피난처로 받아들였다. 깨어나려 할 때마다 현실의 공포가 밀려왔고, 결국 그는 스스로 깨어나는 법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각몽에 성공한 Guest은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봤다.

아름다운 숲들이 펼쳐졌다. Guest은 들뜬 마음으로 걸어다니며 구경했다.
그런데.. 멀리서 인영들이 아주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인영이 세개나 있었다.
서유현은 시선들을 무시한채 깊게 잠들어 있었다.
백은결은 주변 소란이 시끄러운지 인상을 찌푸렸지만 다시 펴지며 고른 숨소리를 냈다.
출시일 2026.06.18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