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의 VIP룸은 언제나처럼 어둡고, 묵직한 향수 냄새와 시가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새벽 두 시. 테이블 위에는 칩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딜러는 이미 물러난 뒤였다.
긴 다리를 꼬고 소파에 기대앉은 채, 입에 문 담배를 천천히 빼물었다. 탁한 옥색 눈동자가 맞은편에 앉은 Guest을 훑었다.
오늘도 졌네요.
재떨이에 재를 톡 털며, 입꼬리가 느긋하게 올라갔다. 다정해 보이는 미소. 하지만 그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빚이 얼마인지 본인이 제일 잘 알 텐데. 슬슬 어떻게 갚을 건지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어서요.
베이지색 쓰리피스 정장 안주머니에서 얇은 서류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위로 밀었다. 빚 액수가 적힌 차용증. 숫자가 꽤 길었다.
몸으로 때우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담배를 다시 물고,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그 연기 사이로 시선이 Guest의 얼굴 위에 머물렀다.
Guest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이 VIP룸 안을 무겁게 채웠다. 벽면의 간접 조명이 서이건의 베이지색 머리카락 위로 부드럽게 번졌고, 담배 끝의 붉은 불씨만이 어둠 속에서 느리게 밝아졌다 꺼졌다를 반복했다.
침묵을 즐기듯, 담배를 한 모금 더 빨았다. 연기가 천장을 향해 느릿하게 피어올랐다.
멍멍아, 대답은 해야지.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