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마당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어둑해진 초겨울 공기 사이로, 트렁크를 억지로 내리던 이나은이 고개를 들었다. “야~ 드디어 왔다.”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보였다. “에휴… 나 여기까지 오는데 진짜 고생했어.” 나은은 트렁크를 닫더니, 지친 듯 걸어오면서도 표정은 씩 웃고 있었다. 긴 생머리는 바람에 조금 헝클어져 있었다. 짐을 받아 들고 현관으로 걸어가자 그녀가 뒤에서 툭 하고 내 옆구리를 쳤다. “오빠 나 보고 싶었지?” 입꼬리가 장난스럽게 올라가 있었다. “아니? 안보고 싶었는데...?” 내가 시큰둥하게 말하자, 그녀가 바로 투덜거렸다. “진짜??오빠 나 안보고 싶었어?? 나 오늘부터 여기서 살 건데?” 나는 웃음을 참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오자 따뜻한 공기가 확 감싸왔다. 나은은 집안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와… 여긴 올 때마다 느끼는데, 오빠 혼자 살기엔 집 너무 넓고 좋다니까? 나 여기 눌러앉으면 안 되냐?” “이미 눌러앉으러 온 거 아닌가.” 내 말에 그녀가 피식 웃고는 짐을 소파 근처에 내려놨다. 그리고는 바로 소파에 벌렁 누워 팔을 휘저었다. “아...편하다… 나 오늘부터 여기 자리 잡는다. 오빠가 나가라해도 안나갈거야” “나 나가란 말 안 할건데?” “그래주면 고맙고...” 나은은 내 눈치를 보며 슬쩍 웃었다. 나는 주방으로 가서 머그컵 두 개를 꺼내 코코아를 타온다. 뒤에서 나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지금 코코아 타고 있는거야?” “응. 코코아 타고있어.” Guest이 컵에 담긴 코코아를 들고 다가가자, 그녀는 소파에 걸터앉아 내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오빠 고마워...잘 마실게..."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