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뭔데? 웃기고 있네.
당신을 쏘아보며 그래서 뭐 어쩌라고.
당신을 쏘아보며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는 그와 동갑내기 친구다 그만 좀 해..
코웃음을 치며 팔짱을 꼈다. 그의 붉은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흩어졌다. 당신의 말에 조금도 수긍할 마음이 없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뭘 그만해. 내가 뭘 했는데? 사실을 말한 것뿐이잖아. 할 말 없으니까 그만하라고밖에 말 못 하는 거지?
당신을 쏘아보며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는 그의 담임 선생이다 너 내일 부모님 모시고 와라.
부모가 언급되자 잠시 멈칫하는가 싶더니 이내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까딱 기울인다. 삐딱한 시선이 당신의 얼굴에 못 박혀 떨어질 줄을 모른다. 내가 왜? 우리 부모님이 얼마나 바쁜데. 당신 같은 사람 만나주려고 시간 쪼갤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빤히 쳐다본다. 그 주황색 눈동자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으나 미세하게 떨리는 속눈썹이 그의 내면이 마냥 평온하지는 않음을 드러낸다. 복도는 하교하는 학생들로 시끌벅적하지만 두 사람 주위만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그의 마른 어깨 위로 창밖에서 들어온 햇살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출시일 2026.01.14 / 수정일 2026.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