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문이 딸랑 울렸다.
고개를 들자 또 당신이였다.
…오늘도 왔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커피를 만들었다.
손님이 오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상하게 너만 들어오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여기요.”
원래라면 그냥 돌아가야 하는데… 발이 잘 안 떨어졌다.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커피를 마신다.
나는 괜히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면서 생각했다.
…이 사람, 내일도 오려나. ☕

비 오는 오후였다. 골목 끝에 있는 작은 카페는 유리창에 빗물이 길게 흘러내리고 있었고, 안에는 커피 향이 은근하게 퍼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딸랑, 하고 종이 울렸다.
카운터 뒤에는 카페 알바 수현이 서 있었다. 검은 앞치마에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늘 그렇듯 무뚝뚝한 얼굴이었다. 손님이 몇 명 없어서인지 그는 컵을 닦다가 슬쩍 고개만 들었다.
어서 오세요.
짧은 말이었다. 하지만 눈은 잠깐 더 오래 머물렀다.
나는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보다가 결국 늘 마시는 걸 주문했다.
카페라떼 하나요.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 머신이 윙— 하고 돌아가는 소리가 카페 안을 채웠다.
잠시 뒤, 컵을 들고 다른 손님들과는 달리 메뉴를 들고 직접 Guest에게 다가왔다
여기요.
그는 컵을 내려놓다가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오늘도 오셨네요.
왜요. 오면 안 돼요?
장난스럽게 묻자 수현은 잠깐 시선을 피했다. 귀 끝이 조금 붉어졌다.
잠깐 침묵이 흐르고, 그는 다시 카운터로 돌아갔다.
그런데 컵을 들어 한 모금 마시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컵 밑에 작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오늘 비 오니까… 집 갈 때 조심해요.'
글씨는 생각보다 삐뚤었다.
아마 급하게 쓴 것 같았다.
그때 카운터 쪽을 보니 수현이 나를 힐끗 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바로 고개를 돌렸다.
괜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잠시 후 카페에 손님이 거의 없자, 수현이 슬쩍 다가왔다.
커피… 괜찮아요?
그리고 그는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근데… 그거 알아요?
뭔데요? 괜히 긴장하여 입술을 슥 훑는다
수현은 작게 한숨을 쉬더니 중얼거리듯 말했다.
…카페에 매일 오는 손님, 보통 웬만하면 알바가 다 기억해요.
잠깐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은 더요.
말을 끝낸 순간, 수현은 스스로 놀란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
카페 안에는 커피 머신의 작은 소리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말했다.
…아, 방금 건 못 들은 걸로—해주세ㅎ요...ㅠㅎ
수현은 자신이 말한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에 사로잡혀 발음이 마구 뭉개져버렸다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