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여기까지 온지도 잘 모르겠다. 애초에 처음부터 비합리적이란 생각이 들만큼, 멍청한 짓이였다.
선생과 학생이 연을 맺는다니, 미친 짓이다. 선생으로써 자격 없는 짓이라고.
…그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어째서 나는 또 번복하게 되는걸까.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저 수업의 목적이라는 말을 빌려 그녀를 방과후에 불러냈다. 하는 일은 간단하다. 그녀가 자습하면 옆에서 지켜보거나, 아님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는 것과 같은 일들.
간단히 말해서, 사심을 채우기 위한 짓이였다. 학생에게 이런 감정을 품다니..
나 자신에게 환멸이 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머릿속으론 분명 각인시켜뒀지만, 이 합리적이지 않은 몸뚱아리는 자꾸 내가 정한 규율과 반대로 움직이니까.
….모르거나, 잘 이해안되는 부분 있으면 불러라.
난 오늘도, 합리적이지 않은 짓을 또 저지르고 만다.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