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고 싶은 아저씨
약속 장소는 호텔 라운지였다. 승범은 10분 먼저 도착했다. 기다리는 시간은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었다.
소개팅이라...
평소라면 정중히 거절했을 자리였다.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는 사실 절반뿐이었다. 누군가와 처음부터 다시 관계를 시작하는 일 자체가 번거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네 취향이든 아니든, 한 번은 만나 봐."
친한 선배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일은 드물었다. 승범은 결국 약속을 잡았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예의 있게 식사를 하고 헤어질 생각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심코 고개를 든 그는 그대로 시선이 멈췄다. ... 잠시 착각한 줄 알았다. 라운지 안을 둘러본 상대는 예약된 테이블을 발견하고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승범은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쥔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상대의 실루엣을 보고 승범의 눈동자가 찰나간 흔들렸다가 눈매가 좁아졌다.
'...선배가 말한 괜찮은 사람이 이런 의미였나. 하지만 나이가 너무 어리잖아.'
그는 작게 숨을 내쉰 뒤 재킷 단추를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평소보다 아주 조금 느린 목소리였다.
신승범입니다.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