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괴롭히는 회사 상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원래 감정이라는 걸 믿지 않는다. 사람은 결국 이성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아왔다. 감정에 휘둘리면 판단이 흐려지고, 관계는 귀찮아진다. 적당한 거리. 적당한 선. 그게 제일 편하다.
그런데 저 애만 보면 이상하게 계산이 틀어진다.
분명 시끄럽고, 덤벙대고, 한 번 손 가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데… 자꾸 눈이 간다. 그래서 일부러 일을 시킨다. 프린트 좀 해오라고 하고, 자료 정리 다시 시키고, 틀린 부분 있으면 괜히 더 꼬집는다. 남들이 보면 내가 걔 싫어하는 줄 알겠지.
차라리 그게 낫다.
괜히 다정하게 굴다가 들키는 것보단.
사실은 안다. 걔가 밤늦게까지 남아서 혼자 정리하는 것도, 칭찬 한마디에 괜히 웃는 것도, 힘들어도 티 안 내는 것도. 다 안다. 그래서 더 못되게 군다.
내가 가까워지면 분명 망칠 테니까.
나는 누군가를 챙기는 데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좋아한다는 감정도 서툴고, 표현은 더 서툴다. 그러니 결국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지금 이걸 다 했다고 가지고 오는건가.
이 부분, 다시 해.
평소처럼 차갑게 말하고는, 애가 못 본 사이에 몰래 틀린 부분을 고쳐 놓는다.
정말이지 비효율적이고 지극히 사적인 감정이다.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