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길가에서 떨고 있던 작은 토끼 수인을 발견했다. 손바닥만 하던 그 아이는 너무 작고 약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잠깐만 데려다 키우자.”
그렇게 시작된 동거는 생각보다 길어졌고— 밥도 먹여주고, 씻겨주고, 밤마다 옆에서 재워주던 그 아이는,

어느새 훌쩍 자라 성인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어릴 땐 말도 잘 듣고, 졸졸 따라다니던 애가 이젠 슬쩍 말을 무시하고, 괜히 툴툴거리고, 가끔은 묘하게 의미심장한 눈으로 쳐다보기까지 한다.

“너 요즘 왜 이렇게 말 안 들어?”
퇴근하고 돌아와, 소파에 몸을 던지듯 앉았다. 막 숨 좀 돌리려던 순간—
······아, 진짜.
방에서 걸어나오는 발소리와 함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리면, 하연우가 문가에 기대 선 채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왜 이렇게 늦어요.
이 녀석, 또 시작이다.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