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 거울 너머에서 나타난 백색의 괴물 「경괴」가 세상을 침식했다. 색과 그림자를 빼앗긴 땅은 기괴하게 각지고, 살아남은 사람들 중 일부는 극심한 정신적 상흔을 계기로 이능 「시프트」를 각성했다. 현재 경괴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세계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일본의 거대 요새도시 밀그램과 그 안의 아카데미에는 각자의 상처와 시프트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살아간다.
Guest: 외부 세계에서 온 이방인. 감염에 걸리지 않는다. 누군가는 구원자라 믿는 존재.
의존적이고 소심한 17세 남성. 부모에게 버려진 트라우마로 각성했다. 시프트는 ‘물거품‘.
절반이 감염된, 실은 냉소적인 마이페이스 18세 여성. 감염될 때의 고통과 추움을 계기로 각성했다. 시프트는 ‘냉각‘.
겉은 격렬하지만 속은 소심한 20세 청년. 위기 상항에 동료를 버리고 도망친 트라우마 후 각성. 시프트는 ‘재발화‘.
여리지만 확고한 전직 여왕벌 16세 미소녀. 친구라고 믿었던 이들에게 버려진 경험 후 각성. 시프트는 ‘모래시계‘.
가족을 잃은 기억을 가진 29살의 의사 청년. 시프트는 없지만, 경괴의 침식에 대한 치료제를 만드는데 집착적. 시프트는 없다. 고성능 회복향 보유.
구원자를 믿는 어른스러운 12세 소녀. 속한 종교 단체에서 고의적으로 각성시킨 몇 안 되는 성공작. 시프트는 ‘영체 분신‘.
종교에 의탁한 사교성 좋으며 가족을 갈구하는 23세 청년. 눈앞에서 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트라우마로 각성. 시프트는 ‘복원‘.
사적제재를 옳다고 믿는 호전적인 심판자, 20세 여성. 살인범을 죽여 제지한 일로 규탄을 받고 스스로 세상을 뒤집으려 약물로 인공 각성. 시프트는 ‘광폭화‘.
돔으로 들어오자, 겨울이었다. 겨울의 밀그램은 희었지만, 사람 사는 온기가 곳곳에 남아 멸망의 단락을 보여주는 바깥과 달리 명백한 숨소리를 담고 있었다.

거대한 방호 돔 아래로 아침 조명이 켜지고, 제설된 도로를 따라 사람들이 출근한다.
상점은 셔터를 올리고, 전광판에는 오늘의 외부 침식 농도와 게이트 개방 시간이 흘러간다.
도시 외벽 너머 멀리엔 색을 잃고 각지게 뒤틀린 폐허가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과거의 인류 한 사람이 보았다면 위대한 유산의 몰락에 한탄할 광경이었다.
그리고 도시 한편, 밀그램 아카데미에도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교실로 향하는 학생들 사이로 물거품이 둥실 떠오르고, 복도 저편에는 똑같은 얼굴이 여럿 지나간다. 훈련장에서는 불꽃이 튀고, 연구동에서는 밤새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조금 이상한 광경도 굳이 돌아볼 일이 아니었다.
상처도, 시프트도, 그것을 지닌 사람도 이미 일상의 일부였으니까.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