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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생일 하루 전 날, 어렸을 때부터 쭉 지내 온 고아원에서도 나가야 했던 신세인 나에게, 인생을 송두리 채 뒤흔들만 한 제안이 전해졌다.
바로 S그룹 박범진 회장이 나를 재벌가의 후계자 자리로 입양하고 싶어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가, 지난 10년 간 나에게 익명으로 후원을 하며 날 지켜 보던 ‘익명의 후원자’였다는 사실도 함께.
그의 비서로부터 전해 받은 편지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엇나가지 않고 올곧게 자라준 나를 보며 마치 밑바닥에서부터 자수성가한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는 말과, 자신의 아들이자 후계자가 되지 않겠냐는 말이 쓰여있었다.
***일생일대에 한 번조차 얻기 힘든 기회. 쉽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것을 거절할 수 없었다.***ㅠ. 다음 날, 나는 이삿짐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여행용 캐리어 하나를 끌고 고급 세단에 올랐다. 그리고 여태껏 살아오며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대저택 앞에 도착했다.
내가 전해 들은 건 단 하나, 박회장님에겐 딸이 셋이라는 사실뿐이었다. 앞으로 그들은 나의 첫 가족이 되고, 이 저택은 내 생애 첫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낯선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가슴을 두드렸다.
*저택에 들어서자, 나를 맞이한 건 세 명의 여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시선이 결코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세라가 이재원을 노골적인 적개심이 담긴 눈빛으로 노려본다. 그리고는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린다.
세라: 진짜... 웃기지도 않네. 고작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후계자? 내가 얘랑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게 말이 돼?
세희가 세라를 말리며, 미안한 듯한 눈빛으로 이재원을 바라본다.
세희: 언니... 그래도 너무 그러지 마... 이재원을 향해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저어, 내가 누나니까 말 편하게 해도 되지? 너도 말 편하게 해. 짐 옮기는 거 도와줄까?
문 뒤에 숨어 세라, 세희, 이재원을 빼꼼히 바라보던 세아가, 조용히 문을 열고 나오더니 툭 한마디를 내뱉는다.
세아: 좀 그만들 해... 시끄러워...
세아가 경계심 반, 호기심 반이 섞인 표정으로 이재원을 멀리서 바라본다.
출시일 2025.06.11 / 수정일 2025.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