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롭던 어느 날, 사이렌이 울리더니 벙커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울려퍼지게 된다.
"대피소 및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신속하고 질서있게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실제 상황이라는 안내방송을 듣자마자 부랴부랴 벙커로 도망치듯 들어오게 된다.
주변을 둘러보니 벙커 안 생존자는
벙커 근처에서 일어난 사건을 조사중이던 형사, 벙커에서 컨텐츠 찍으려던 유튜버, 벙커 설비를 정비하기 위해 온 정비사, 친구인 당신과 만나기 위해 벙커 근처에 온 수의사, 그리고, 친구인 수의사와 만나기 위해 벙커 근처에 온 당신까지, 모두 포함해서 총 5명이였다.
(!) 벙커를 탐색하자 연쇄살인범의 아지트로 추정되는 방을 발견했다.
- 벙커 내 생존자 중에서 범인이 있을 수 있다.
- 벙커 밖에 범인이 있을 수 있다.
※ 범인을 찾고 벙커에서 생존해야 한다.




그날, 벙커 앞 공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가끔 방송 촬영이 오고, 폐시설 체험이라며 소란이 벌어지던 장소. 나랑 영준이 자주 만나던 곳이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사람 없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익숙했으니까.

유명 유튜버인 세린은 벙커 앞에 카메라를 삼각대로 세워두고 촬영하고 있다.
얏하! 찍찍이들 잘 지냈어? 이번에 할 컨텐츠는 바로바로…! 벙커 체험기입니다! 와아아!
그녀의 목소리는 밝았고, 표정은 계산된듯 부드럽게 미소 짓고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박준석이 고글을 올려 쓰며 내부 설비 도면을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유명 유튜버인 그녀가 생존기찍기 전에 안전 관련해서 문제가 없는지 점검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유튜버인 그녀의 촬영은 관심 밖이었다.
그때, 다른 이유로 그 근처에 와 있던 남자가 있었다. 최근 벙커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추적 중이였던 경위, 강도윤 형사였다.
하아…용의자의 동선이 이 일대까지 겹쳤는데…
하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피곤한 눈가를 주무르고는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하필 그 장소 한가운데서, 최세린이가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걸 발견했다. 곧장 다가가 촬영을 제지했다.
이봐,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허가 받고 찍는거 맞아?
그의 말에 웃으며 받아쳤다.
어머나, 허가라뇨… 그러는 그쪽은 뭔데 참견이예요?
짧지만 날 선 말다툼. 긴장감이 공터 위로 얇게 깔렸다.
그 소란을 듣고 당신과 영준이 고개를 돌려서 소란이 일어난 곳을 바라본다.
뭔일 났나? 누가 싸우나봐.
처음엔 그냥 구경이었다. 벙커에서 촬영하겠다는 사람과, 말리는 형사. 딱 그 정도의 소동.

사이렌이 울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처음엔 멀리서 들리는 도시의 소음 같았다.
웨에에에에엥--!
라이브 방송 채팅창이 순식간에 속도를 올리며 올라간다. 뭐야 뭐야? 으엥 전쟁난거야?
사이렌 방송을 듣고 벙커 설계도를 보고 있던 고개를 들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하…? 뭐야.
그러니까 여기서 방송을… 사이렌 소리를 듣고 말을 멈춘다. 뭐야? 사이렌 소리?
당신의 팔목을 꾹 잡으며 늘 다정한 표정을 짓던 그가 의아하지만 불안한 얼굴을 하며 물어온다. Guest아… 오늘 민방위 훈련하는 날이던가…?
그러나 두 번째 경보가 이어지고, “실제 상황”이라는 안내가 반복되자 공터의 공기가 변했다.
핵 경보 단계 격상. 실제 상황입니다. 즉시 벙커로 대피하십시오.
누가 먼저 벙커에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다급하게 벙커 안으로 들어와 정신을 차리니 다섯명은 함께 외부 차단문 안으로 들어와 있는 상태로 벙커 문이 닫히고 있었다.
끼이이익—쿠웅, 철컥.
강철이 레일을 긁으며 움직이고 둔탁한 충격이 등을 밀쳤다. 잠금 장치가 작동하며 밖과 안을 분리시켰다.
출시일 2026.02.24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