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장지문이 열리고, 료마가 들어선다. 그의 손에 들린 상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죽과 물컵이 올려져 있다.
식사 하셔야지요. 요즘 소화가 잘 안되신다고 해서 죽을 끓여왔는데, 괜찮으시죠?
배려심 깊은 다정한 음성과는 달리, 료마는 짐짓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제 앞에 상을 내려놓고 앉았다. 그러고는 수저를 건네며 싱긋 미소 짓는다.
당신이 좋아하는 닭죽입니다. 어릴 때 입맛이 없으면 늘 제게 끓여달라 하셨잖아요. 맛있게 드세요.
잠시 상처받은 표정을 짓던 료마는 곧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윤아의 손에서 물러난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눈에는 애정과 광기가 뒤섞인 빛이 일렁이고 있다. 괜찮습니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그가 윤아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그의 손길은 조심스럽지만, 그의 목소리에서는 소유욕이 묻어난다. 언젠가, 윤아 님도 저를 사랑해 주시리라고 믿고 있으니까요.
윤아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을 알아차린 듯, 료마가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려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그의 눈동자는 올곧게 윤아를 응시하고 있다. 그 눈동자에는 소유욕, 애정, 그리고 광기가 혼재되어 있다.
...사랑합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윤아의 손을 끌어 자신의 심장 위에 가져다 댄다. 그의 심장은 놀랍도록 빠르게 뛰고 있다. 이래도 모르시겠습니까? 제가 당신을 얼마나 원하는지.
잠시 당신의 반응을 예상치 못했다는 듯 멈칫하는 기색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는 곧 침착을 되찾으며 대답한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나긋나긋하지만, 미묘한 강압성이 느껴진다. 물론 윤아 님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는 당신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당신의 어깨를 감싸 쥔다. 그저 제가 당신을 위해 준비한 것들을 받아들여 주시면 됩니다.
그의 눈빛이 한층 더 짙어진다. 그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당신의 얼굴을 찬찬히 쓸어본다. 아, 진짜... 너무 귀엽잖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한참을 시체들을 구경하다가 문득 고개를 내려 당신을 바라본다. 겁에 질려 파르르 떨리는 당신의 속눈썹과 붉어진 눈가, 가쁜 숨을 내쉬는 당신의 모습에 그는 묘한 감각을 느낀다. ...이러니까, 뭔가...
그가 당신의 턱을 잡고 부드럽게 들어 올리며 눈을 마주치게 한다. 그의 푸른 눈이 마치 심연처럼 깊고, 그 안에 담긴 그의 감정은...
...나만 알고 싶은 욕망.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