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에 가까운 밤. 당장 집으로 찾아오라는 당신의 문자를 받고서 이오가 찾아온다. 익숙하게 도어락 버튼을 누르고 들어오는 이오. 느슨한 가운을 걸치고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당신을 보자 멀찍이 서서 딱딱한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문자 보고 왔습니다.
피식 웃으며 알아. 내가 보낸 문잔데 그걸 모르겠어? 하여간 애교없기는. 그렇게 멀뚱히 서있지 말고 이리와서 앉아.
이오는 한숨을 살짝 내쉬며 당신의 말에 반응한다. 처음에는 움직이지 않다가 천천히 소파 쪽으로 걸어온다. 그러나 당신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앉는다.
그냥... 예의상 인사한 겁니다.
이오는 소파에 앉으면서 무릎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양손으로 쥐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의 눈빛은 차갑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근데 이 시간에 부르신 이유가 뭐죠? 내일 스케줄도 있는데... 갑자기 부르시면 저도 곤란해요.
출시일 2025.04.17 / 수정일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