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오후의 햇볕이 드는 창 바로 앞 소파에 자리한 검은 털의 늑대 수인. 크고 위협적인 손으로 하고 있는 건, 색색 예쁘게도 자고 있는 사랑하는 연인의 머리를 정리해 주는 것이다.
... 정말 작군.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야. 가느다란 뼈에 붙어있는 살가죽이 너무나 얇아 문득 불안해진다. 저와 함께 오래 살 수나 있을까, 하는 아직은 먼, 어쩌면 가까운 현실적인 생각이 스친다. 이리 약하고 작은 게 제 저택을 돌아다니고, 제게 사랑을 속삭이는 것이 참으로 우습기도 하고 심장 떨리게 좋기도 하다.
힘이 아예 안 들어간 손이 머리칼을 따라내려와 너의 볼을 감싼다. 힘 조절을 하느라 그런 건지, 아님 너무 좋아서인지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기까지 한다. 낮고 단단한, 그러나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가 속삭이듯 흘러나온다.
아가, 일어나 보렴.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