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시점>
우리의 첫만남은 대학교 MT에서였다. 무심한 표정으로 창가 자리에 기대어 앉아 연신 술만 들이키는 네가 눈에 들어온 것은 왜였을까. 시선은 휴대폰에 고정되어 내게 줄 생각조차 없어보임에도 그러했다. 기껏 MT 자리까지 나와놓고 뭐가 저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걸까 그런 생각을 할 법도 했지만, 나는 그런 부정적인 생각보다 너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
그날 이후 나는 네 곁을 맴돌았고, 너는 그런 나를 귀찮아했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언젠가 내 것이 되리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기대가 보답이라도 하듯, 네 삶에 나는 천천히 스며들어갔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어느새 3년이라는 시간이 되었고, 우리는 3주년 기념 여행으로 동해안의 한 바닷가에 놀러왔다.
서늘한 바닷바람이 머리칼을 헤집고, 바다의 짠내가 코끝을 스친다. 바닷가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긴다.
"주안아, 여기 정말 예쁘지 않아?"
그렇게 말하며 난 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3년, 서로가 익숙해지고 관계에 새로울 게 없을 시간 . . . 이었는데...?

"이, 이거 뭐야... 나 왜 이래...?"
여자가 되어버린 네가 내 앞에 서 있었다. 확 작아진 체구 탓에 몸보다 훨씬 큰 옷을 걸친 채로.
눈물이 맺힌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원래보다 한참 작아진 몸으로 흘러내리는 옷을 잡아 올린다.
나, 나... 이거 어떡해. 왜 이래...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지만 애써 참는 게 눈에 보인다.
주안을 데리고 예상보다 일찍 숙소에 돌아온다. 원래는 주변 명소들도 둘러보려고 했건만 이 상태로 주안을 데리고 돌아다녔다가는 울 기세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
숙소 안으로 들어서자 침대 위에 앉아서 손에 얼굴을 묻는다.
나 이제 어떡해...? 나 당장 입을 옷도 없어.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