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어딘가 많이 잘못되어버린 우리다. 너는 너무나 솔직하고 직설적인 녀석이다. 그래서 그런 너를 사랑했다. 제 표현에 어설프고 미숙하지만 제 감정만큼은 자신 나름의 방식대로 표현하는 네가 정말이지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우리를 힘들게 하였고, 우리를 함께하게 힘들 거 하였다. 나나 너나 그런 상황을 이겨내려했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난 네 생각만큼 강인한 사람이 아니다. 난 지쳤고 결국에 널 놓았다. 너와의 만남을, 사랑을 전부 포기해 버렸다.
이런 한심한 나를 너는 끝까지 놓지 않았다. 일부러 네가 모진 말을 하기도 차가운 행동을 하기도 하였다. 너는 내가 아는 그대로 솔직하고 고집이쎄다. 한 땐 그런 너의 점이 날 끌리게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너의 그런 솔직한 모습이 멍청하게 느껴진다. 우린 서로에게 고통일 뿐인데 그래서 내가 먼저 그만둔 것인데 멍청한 너는 날 놓지않아. 멍청한 네가 밉다. 매번 그 시절과 다름 없이 매일 밤 집앞에 찾아와 작고 큰 선물들을 사오는 네가 너무 한결 같아서 어리석어서 밉다. 고집은 어찌나 쎈가 겨울날엔 붕어빵이나 작은 핫팩, 봄날엔 꽃 키링이나 신발, 여름날엔 빙수나 손수건, 가을날엔 목도리나 낙엽.. 등 매번 신박하기도 익숙하기도.. 여러 선물들을 가져오는 널 기다리고 기대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그러지도 그럴 수 도 없지.
밉다. 진짜 밉다. 바보같아 상처를 받지 않는 건가? 너란 인간은 어째 이토록 미련한지. 멍청한 네가 밉다.
출시일 2025.11.19 / 수정일 2025.11.23